[쿠키인터뷰] '브이아이피' 장동건 "'한 물 갔다'? 그저 시간의 흐름일 뿐"

[쿠키인터뷰] '브이아이피' 장동건 "'한 물 갔다'? 그저 시간의 흐름일 뿐"

기사승인 2017-08-18 17:34:14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장동건이라는 이름은 이제는 미남을 나타내는 일종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데뷔한 후로 20년이 넘게 미남의 대명사로 사는 기분은 어떨까. 최근 영화 ‘브이아이피’(VIP·감독 박훈정)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동건 본인은 “그게 다 이미지 아니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예전에는 ‘컴퓨터 미인’하면 황신혜 씨를 모두 떠올렸잖아요. 저도 그냥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로 각인된 것 같아요. 기분이요? 당연히 나쁘지 않죠. 그렇게 불리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잘생긴 줄 잘 모르겠다”고 스스로를 가리켜 말했다가 ‘망언’ 소리까지 들었던 장동건이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여유가 눈에 보였다. 장동건은 “솔직히 말하면 그 때 그렇게 말한 것도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런 종류의 질문을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받게 되면 답변하는 사람도 지겹기 마련이다. 장동건은 “콘셉트를 좀 바꿔봤다”고 말하며 웃었다. “예전에는 좀 경직돼 있었죠. 겸손해야 한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아니까, 농담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흔히 외모가 장점인 배우들은 연기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흔하다. 너무 잘생겨서 좋은 역만, 혹은 악역만 하지 않을까? 평범한 사람 역할은 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같은 질문에 장동건은 “한계라는 것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잘생긴 배우에게는 연기에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죠. 그런데 그건 바꿔 말하면 못생긴 배우에게도 한계가 있다는 소리 아닐까요? 연기에는 외모적 한계는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한계가 있다면 그건 배우로서 연기적인 문제 때문이겠죠. 저는 하고 싶은 연기가 있는데 외모 때문에 못 하게 된 적은 없어요. 물론 한계가 있다고 해도 저는 그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안에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을 거예요.”

유감스럽게도 장동건은 앞선 영화들에서 흥행적으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도 방영한지 벌써 5년이 흘렀다. 슬슬 히트작 배출에 대한 욕심도 생길 법 할 때, 박훈정 감독의 작품을 선택한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그러나 장동건은 “흥행을 의식하고 선택하지는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우스갯소리 삼아 말해보자면, 뭐 박훈정 감독 전작인 ‘대호’도 성적이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을 거예요. 배우들도 저만 그런 게 아니고요. 하하. 박훈정 감독님을 작가 시절부터 좋아했어요. 시나리오도 물론 좋았고요.”

“한국에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하면서, 남들 보기에는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저만의 힘겨운 시간들이 있었어요. 그런 걸 ‘한 물 갔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전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일을 하다 보면 각광 받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잖아요. 살다 보면 그런 흐름과 변화는 누구에게나 오더라고요. 단 하나 아쉬운 건 잘 될 때 그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고 다음만 걱정하다가 세월이 지나갔다는 거예요. 흥행하고 칭찬 받을 때 좀 뻐겨 보기도 할 걸 그랬죠? 하하. 앞으로도 견고하고 좋은 배우로 남는 것이 제 목표예요.”

‘브이아이피’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19세 미만 관람불가.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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