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책임이 보수에 있지 않음을 피력했다.
이 전 총재는 22일 출간하는 ‘이회창 회고록’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 가치를 배반한 정치인들”이라며 “당시 정치인들의 문제일 뿐 대한민국 보수주의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본인 말처럼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그다음 책임자는 옛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순응하면서 한 번도 직언하지 못했다”면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하게 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보수정당의 혁신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전 총재는 “진정한 보수는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자기 개혁의 길을 걷는 것”이라며 “좌파가 선호해왔던 정책이라고 할지라도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 정의에 반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추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고록을 발간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서는 “내가 대선에 패배한 뒤 패자인 야당의 역사는 실종되어버렸다”면서 “뒷날의 공평한 역사 평가를 위해 야당의 역사를 제대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 상대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보수는 대북 지원을 북한의 핵무기 폐기 등과 연계시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 발간을 맞아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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