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같은 고아원에서 만난 인한(임창정), 기주(공형진), 두만(정상훈)은 친형제보다 더욱 우애가 깊다. 함께 있으면 두려울 것 없어 보이지만 고아인 그들에게 세상은 그리 살아가기 녹록치 않다. 결국 세 사람은 ‘한 탕’ 해서 세상을 놀라게 하려는 꿈을 꾼다. 며칠 밤을 새서 현금수송차량을 턴 것은 좋은데, 어딘가 허술한 이들은 현금수송차량의 블랙박스에 얼굴과 차 등록번호를 비추고 만다.
덜 떨어진 기주 때문에 한국을 떠나려던 계획도 실패하고 경찰에 쫓기게 된 세 사람은 결국 인질을 잡아 근처의 건물에 들어가게 된다. 하필 그들이 들어가게 된 곳은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 그 곳에서 춤을 추던 100여명은 그대로 세 사람의 인질이 된다. 인질이 된 이들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조직폭력배인 나이트클럽 사장, 아이를 홀로 키우는 밤무대 가수, 어쩌다 보니 인질로 쓸려 들어온 재벌 2세, 술을 공짜로 준다는 말에 몰래 들어온 미성년자까지.
인질들은 점점 자신들을 붙잡은 강도들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그들의 인질극으로 말미암아 대치하게 된 안 반장(강신일)은 인한과 과거 인연이 있었던 사람으로, 그 또한 이들에게서 인질을 무사히 빼내려 노력한다. 그리고 안 반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SWAT 대장 등이 현장에 도착하며 사태는 점점 당황스러운 방향으로 뻗어간다.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은 전형적인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지만 감성은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 연출을 맡은 이덕희 감독이 2001년 ‘두사부일체’ 조감독 이후로 제작에 참여한 코미디 장르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 정보를 미리 알지 못하고 극장에 오게 된 관객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24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로마의 휴일’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임창정은 “다음부터는 코믹 영화 안 하셨으면 좋겠다”며 “다음에는 진지하게 사람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하고 싶다”며 이덕희 감독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임창정은 “시나리오를 볼 때는 가볍고 재미있는 코미디였는데 왜 이리 슬프게 만드셨나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덕희 감독은 “일반 시사 당시에는 관객들도 정말 재미있게 보셨다”고 자신했다. 오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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