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경주=김희정 기자] 1920년대 흑백사진에 담긴 우리문화재가 90여년 만에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다.
경상북도는 ‘90년 전 흑백사진에 담긴 우리문화재’전을 오는 10월 31일까지 경주세계엑스포 문화센터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도가 주최하고 (사)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과 경주학연구원,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일제강점기 건축·고고학자인 노세 우시조(能勢丑三, 1889~1954)가 당시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촬영한 우리문화재의 유리건판 사진들을 출력해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전시되는 주요사진은 경주의 원원사터, 황복사터, 감은사지, 신문왕릉, 성덕왕릉, 헌덕왕릉 등 당시 사진 78점과 예천 개심사, 구례 화엄사, 개성 고려왕릉 사진 9점 등 총 87점이다.
노세 우시조는 1926년 경주 서봉총 발굴현장을 찾은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의 수행단 일원으로 처음 경주를 방문했다. 그는 경주의 문화유산 중 십이지신상에 매료돼 10여 차례 경주 유적지를 찾아 우리문화재를 유리건판에 담았고 사비를 털어 발굴·복원도 했다.
하지만 교토대학 고고학연구실에 근무하던 노세 우시조는 심각한 생활고를 겪으면서 한국의 십이지상과 경주의 발굴사진을 찍은 유리건판을 유리재생산 업체에 넘기려 했다. 이를 일본의 불교문화재 사진가 오가와 세이요(小川晴暘)가 창업한 문화재 전문 사진업체 아스카엔(飛鳥園)이 구매·소장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스카엔이 노세 우시조의 유리건판 사진들의 공개를 결정함으로써 지난해 12월 경주학연구원 박임관 원장과 문화유산 사진전문 오세윤 작가 등은 경북도와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나라시의 아스카엔을 방문해 디지털 촬영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는 90년 전 우리문화재들을 촬영한 노세 우시조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다. 또 한국의 귀중한 문화재 사진이 담긴 건판필름이 유리컵으로 재생산 될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을 막은 오가와 세이요와 아스카엔 사진관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김종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노세 우시조 선생의 카메라에 담긴 1920년대 경주를 통해 당시 우리 문화재의 실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며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문화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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