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네이버가 자율주행 기술에 활용되는 ‘라이다’를 개발하는 이스라엘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이하 이노비즈)에 글로벌 전장기업과 총 6500만달러(약 728억원)를 공동 투자했다고 7일 밝혔다. 네이버는 이노비즈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노비즈가 개발하는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한다.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와 달리 라이다는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다. 이를 통해 획득한 3D 데이터로 센서 주변의 수 십m 이상의 반경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주변의 장애물과 앞차의 위치와 거리 등을 제공할 수 있어 자율주행의 핵심 센서로 손꼽힌다.

 

지난해 이스라엘 국방부 소속의 기술 개발 조직 출신들이 설립한 이노비즈는 최근 라이다 시장에 뛰어든 기업으로 자체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빛과 기상 조건의 변화와 관계없이 차량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노비즈는 완성차 제조사에 탑재되는 ‘이노비즈 프로’ 라이다를 내년 1분기 내 출시할 예정이며 ‘자율주행 3, 4단계’에 대응하는 ‘이노비즈 원’은 2019년 출시 목표로 기술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등에 따르면 라이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3억 달러(약 3361억원)에서 2021년 33억달러(약 3조 6976억원)까지 연평균 61%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라이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다.  세계 1위 라이다 개발기업 벨로다인은 최근 미국 포드와 중국 바이두로부터 1억5000만달러(약 168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쿼너지 시스템즈는 현재까지 1억3500만달러(약 1529억원)의 투자를 확보했다.

 

라이다 업계는 초기 8만달러(약 9600만원)에 달하던 라이다 가격을 현재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몇몇 업체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일반 차량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수준의 가격 구현과 소형화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이노비즈가 기술 개발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해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라이다 가격을 개당 100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데 주목했다.

 

이노비즈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투자 유치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위해 네이버 외에도 글로벌 전장기업 델파이 오토모티브, 마그나 인터내셔널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네이버는 이번 전략적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을 뿐 아니라 현재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 ‘인지’ 분야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다. 또 앞서 인수한 AI 연구소 네이버랩스 유럽(구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CTO 겸 네이버랩스 송창현 대표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IT·전자업계는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네이버는 딥러닝 기반의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접목하는 다양한 연구를 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영역의 기술 기업들과 전략적 투자와 기술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랩스는 사용자의 실제 생활환경과 상황을 인지하고 이해하여, 필요한 정보를 적재 적시에 제공하기 위한 ‘생활환경지능’ 기술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월 국토부 도로주행 임시허가를 받은 차량으로 현재 실제 도로에서 실험 주행 중에 있다. 현재 미국자동차공학회(SAE) 자율주행 기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