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전제로 하고 열리는 영화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부터 서병수 부산시장과 얽힌 정치적 문제까지 나날이 숙제가 쌓여가는 상황이다. 과연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무사히 개최될 수 있을까.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첼에서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열렸다. 앞서 지난달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이날 기자회견에 이목이 집중됐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자리했다.
이날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정확히 말하면 내년 2윌 총회까지가 나의 임기”라며 “아직도 부산국제영화제는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으며, 현재 정관 개정 등 많은 부분이 해결돼가는 과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 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장으로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매 해 영화제 개최에 대해 관객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사퇴 선언 배경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측의 사퇴 요구가 있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은 “영화제 정상화와 제22회 영화제의 올바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여,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개 사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 그리고 국내외 영화인들의 지지와 참여를 호소한다”고 알렸다. 이어 “우리 직원 일동은 더 이상 망가지는 영화제를 좌시할 수 없어 단체행동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는 사무국 측은 “지난 2개월여 동안 집행위원장을 향하여 합리적인 의견개진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그는 논점 흐리기와 책임전가로 일관하며 대화와 소통에의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해당 사안에 관해 강 집행위원장은 “어떤 이유에서는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시기적으로 영화제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가장 컸다”며 “그래서 올해 영화제를 예년 정도의 알찬 영화제로 치른다는 목적 하에 모든 책임을 안고 22회 영화제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후 영화제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끝난 시기로 사퇴 시점을 잡은 이유에 관해 “올해도 제대로 열릴까, 라는 불신을 준다는 것은 앞으로의 영화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차질 없이 책임을 지고 마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시작부터 오늘까지, 3년 내내 매일 '영화제 하는 거냐', '보이콧은 어떻게 할 거냐' 등 위기였다"라며, "불안함에 내 자신이 굉장히 시달렸다. 걱정 덕에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지만, 3년 동안의 과정 속에서 영화제 내부의 마음 고생은 상상 이상이었다. 3년 내내 위기와 절박함 속에서 급박하게 결정해야할 상황도 많았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동호 이사장은 강 집행위원장의 후임에 관해 “1차적인 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영화제를 정상화시켜달라는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후임은 정관상 이사장이나 집행위원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총회에서 결정하고 선출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아시다시피 이사회는 지금 18명으로 구성이 돼 있고, 그중 아홉 분은 부산에 계신 분들이다. 또 나머지 아홉 분은 저와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영화인들로 구성돼있다”라며 “저희가 물러나도 각자의 영화계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와 총회에서 후임자를 현명하게 선임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내년 이후 부산영화제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달 12일 개막해 2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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