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채용박람회와 ‘카뱅’의 빈자리

[기자수첩] 금융권채용박람회와 ‘카뱅’의 빈자리

기사승인 2017-09-15 04:00:00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13일 동대문에서 열린 금융권공동채용박람회에 참여했다. 케이뱅크는 이날 구직자에게 은행을 소개하고 채용상담을 진행했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신입공채를 할 예정이다. 일정과 모집인원은 검토 중이다. 인사담당자는 행사 일정을 모두 공유했고 내부에서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현장면접을 실시하는 은행 무리에서 멀리 떨어져있었다. 케이뱅크는 카드사들 틈에 있었다. 옆 부스는 카카오뱅크가 아닌 신한카드였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참가 명단에 없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출범 초기라 박람회에 참석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보인 행동은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일자리를 늘려 청년실업을 해소하자는 정부 정책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 잡음이 예상된다. 본사가 지방인 일부 공기업들도 온 마당에 최소한 성의는 보였어야 하는 게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채용계획을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카카오뱅크는 신입 공채 대신 경력사원을 수시로 뽑고 있다. 박람회가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라면 참여기업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신입 공채를 따로 할 수도 있지 않나 되물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전통적인 금융업이 사라지고 있다. 금융거래 90%를 모바일로 하는 시대다. 인터넷은행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다.

그러려면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반짝이는 두뇌보다 노련한 전문가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그게 훨씬 효율적이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뼈 있는 말을 했다. 염치 불구하고 2년 동안 채용규모를 유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일자리 확대를 멈추지 말아달라는 주문이었다.

정부가 청년 실업을 위해 노력하는 건 눈에 보이지만 시대변화를 거스르기엔 한계가 있다. 결국엔 경제가 다시 일어서야 일자리 확대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박람회에서 카카오톡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채용부스를 기대했는데 아쉽다. 내년이나 아님 내후년 채용박람회에서 카뱅 부스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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