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뒤집기 성공

SK,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뒤집기 성공

기사승인 2017-09-20 15:54:03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 대상으로 결정됐다.

로이터 등 복수의 외신은 20일 일본 도시바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인수액은 약 2조엔(약 20조2500억원)으로 전해졌다. 도시바가 원전사업 손실 등의 타격에 따라 지난 2월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 방침을 밝힌 지 7개월여 만이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과 경합을 벌였고 지난 4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본 방문 등 지원에 힘입어 6월 일본 국책은행, 미국 베인캐피털 등과의 한·미·일 연합 형태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일본에서는 외국 기업에 도시바의 기술이 넘어가는 데 대한 정서적 반감 등을 고려해 일방적인 기업 인수가 아닌 베인캐피털에 융자를 대는 연합 형태를 택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달 도시바 경영회의에서 미국 WD 진영으로 우선협상자를 변경하고 대만 홍하이 그룹 폭스콘 등과의 협상도 병행 진행하는 등 다시 결과를 알 수 없는 형국으로 돌아섰다.

이후 한·미·일 연합은 애플을 끌어들이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애플은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향후 낸드플래시 공급자에서 도시바를 제외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고 있어 협상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D램 분야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도시바가 2위에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4위에 머물고 있어 이번 인수전을 경쟁력 강화의 기점으로 삼을 수 있는 입장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도비사 반도체 사업을 직접 인수하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에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를 품게 되더라도 SK하이닉스는 일종의 기술 제휴 등 우호적 진영으로서의 효과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더라도  WD에서 제기한 소송 결과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도시바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합작 투자를 진행한 WD 측은 일본 현지 메모리 공장을 운영하는 등의 권한을 주장하며 이번 매각에 반대 입장을 내비쳐 왔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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