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실존 인물 실화, 흔하고 뻔하다고? '대장 김창수'의 변주는 다르다

[쿡리뷰] 실존 인물 실화, 흔하고 뻔하다고? '대장 김창수'의 변주는 다르다

기사승인 2017-09-27 16:40:32

1896년 황해도 출신의 조선인 김창수(조진웅)는 명성황후를 시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일본인을 죽인다. 그 일본인을 죽인 후 김창수는 명성황후 시해범을 자신이 죽였다는 방을 붙여 사실을 널리 알린다. 그러나 일본 측은 해당 일본인이 평범한 상인이었다고 강변하며, 김창수는 인천의 감옥소에 사형수로 수감된다.

감옥소에 갇힌 김창수는 수감 이후의 삶에 회의를 느낀다. 감옥소 속의 조선인들은 모두 죄를 지어 들어온 천한 이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김창수는 감옥소에서 죄인들과 시간을 보내며 차차 그들도 나라의 힘이 약해 억울하게 수감된 피해자임을 알게 된다. 김창수는 억울한 조선인들의 탄원서를 써 주고, 감옥소의 삶을 개선해나가는데 힘쓴다. 사형집행일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형수지만, 김창수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는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를 그려내는 영화다. 영화의 말미에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결말은 김창수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 영화를 보든, 모르고 보든 당연하게 예상되는 결말이다. 그 결말 또한 풍부한 이야기의 시작이 되겠지만, 영화는 인물의 빛나는 순간보다는 한 인간의 변화를 그려내는데 집중한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영화들에서 예상되는 이야기 전개는 뻔하다. 어찌 보면 약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대장 김창수’는 인간 김창수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변주를 꾀한다. 이미 연기력을 입증한 조진웅은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쇼생크 탈출’등 기존 이야기들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초반 전개가 지루하고 흔하다 느껴질지 모르나, 실존 인물의 실화라는 점은 영화의 말미에서 강점으로 돌변해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27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대장 김창수’ 언론시사회에서 이원태 감독은 “개인적으로 몇 년 전 상해 임시정부 시설에 견학을 갔는데, 너무 초라해서 눈물이 났다”며 “그런데 같이 있던 어린아이는 내가 왜 울고 있는지 모르더라. 역사적 배경 지식이 있어야 감동도 있는 것이구나 싶더라”라며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김창수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해서 영화를 만들었다”며 “구국의 영웅에 관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빛나는 순간들보다 그 순간이 있기까지 그들이 겪었던 고통의 시간,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삶을 살게 됐는지를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대장 김창수’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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