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0일에 이르는 긴 '역대급 황금연휴'가 시작됐습니다. 긴 추석연휴에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있는 반면,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발걸음도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석 연휴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댁·처가를 방문하는 ‘부부’인데요. 이들은 양가를 다녀오는 동안 스트레스가 쌓여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명절에 양가 방문을 놓고 부부끼리 싸웠다는 내용이나 속상하다는 글이 고민 상담 게시판을 채우곤 합니다.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혼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추석에 싸우게 되는 이유(복수응답)로 ‘양가 집안 방문 일정’을 꼽은 응답자가 10명 중 2명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이유였던 ‘시댁·처가 부모님과의 마찰’(2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명절이 끝난 뒤에도 서로 간의 갈등이 심화돼 결국 이혼까지 이어지는 부부들도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달 27일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 동안 하루 평균 577쌍이 이혼 신청 접수를 했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하루 평균 이혼신청 건수는 298건으로, 명절 기간에 평상시보다 1.9배 많은 이혼신청이 접수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금 의원은 “평소 쌓였던 부부간, 가족간 갈등과 각종 스트레스가 명절기간 폭발하면서 평소에 비해 이혼소송 접수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명절 부부 갈등의 싹을 없애는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 서로에게 기분 좋은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인데요. 그 어느 때보다 긴 연휴동안 서로에 대한 배려와 미덕을 보이는 게 어떨까요. 다시는 없을 황금연휴 기회, ‘풍요 속의 빈곤’이 되지 않도록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때입니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