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연구용 제대혈 편파적인 배분, 공정성 논란

[2017 국감] 연구용 제대혈 편파적인 배분, 공정성 논란

기사승인 2017-10-13 10:22:06
기증된 제대혈을 보관하는 제대혈 은행에서 은행별로 상이한 부적격 기준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산모의 병력 등 각 은행의 의료책임자의 판단에 따라 부적격 기준이 달라 부적격 비율이 은행별로 47~84%로 상이했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과 연관된 연구기관에게 부적격 제대혈을 많이 배급하려고 하기 위해 제대혈을 기증받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부적격 비율이 높았던 상위 3개의 기증제대혈 은행이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지 않고 있었는데, 이들 은행은 굳이 기증제대혈을 보관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권 의원은 현재 9개의 기증제대혈 은행이 있으며, 4개의 정부 지정 제대혈 은행(보라매병원제대혈은행, 가톨릭병원조혈모세포제대혈은행, 부산경남지역제대혈은행, 대구파티마병원제대혈은행)은 기증제대혈 중 적격 제대혈의 관리 비용을 지원 받고 있지만 나머지 은행들은 선의로 사업을 운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연구용 제대혈을 공급받는 연구기관이 편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기관이 개별 은행에 부적격 제대혈을 요청하고 은행이 자체적으로 승인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어떤 연구기관들이 제대혈을 연구재료로 신청했었고, 거절당했는지에 대해서 파악이 불가하다. 

또 제대혈의 부적격 비율이 70%가까이 나타났던 은행들은 적격제대혈 유닛수가 1천개도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미혁 의원은 “공공성을 가진 연구재료인데, 배분이 편파적”이라며, “최소로 보관하는 유닛의 수를 설정하는 등 기증 제대혈은행을 엄격한 기준으로 지정해 소규모로 지원·관리하고, 연구재료로 기증된 소중한 부적격 제대혈을 공정하게 배분·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대혈은 일정 기준에 따라 적격 제대혈과 부적격 제대혈로 나눠진다. 적격 제대혈은 이식과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반면, 부적격 제대혈은 연구용으로 쓰이거나 폐기된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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