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가 만난 명의] “운동으로 노년건강 지켜야”

[쿠키가 만난 명의] “운동으로 노년건강 지켜야”

기사승인 2017-10-24 01:55:54
2017년 8월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연령층 인구가 725만7288명으로 전체 인구 5175만3820명의 14%를 넘어섰다. 유엔(UN)이 규정한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지난 2000년 인구의 7%가 노인 인구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후 17년 만이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기간이 프랑스 115년, 미국 73년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사회경제적 문제에 직면한 일본조차 24년에 걸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따라서 일본보다도 7년을 앞당긴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간과 할 수 없는 문제다. 

그 때문인지 대통령선거 때면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주요 공약으로 등장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 19대 대선 저출산과 고령화 대책과 관련해 다양한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치매로 인한 가정의 파탄을 막고 고령층의 노년기 불행을 정부가 책임지겠다며 내세운 ‘치매국가책임제’ 공약이다. 

하지만 치매국가책임제는 그 실체가 공개되며 ‘공약 후퇴’ 혹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이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국가 책임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재원(재정)과 연관돼 있고, 보건의료 정책 특성상 단기간에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미 고령사회가 된 한국사회에서는 스스로가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한 건강관리도 필수라고 강조한다. 

특히 고령사회에서 노년기의 우울증과 치매는 예방과 치료·관리를 위해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위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승호 교수를 만나 노년기 건강관리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서울 성북구치매지원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유 교수는 노년 건강의 핵심인 노인 우울증과 치매연구 및 활동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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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노년, 주변의 관심과 운동에서부터

유승호 교수는 노년기의 대표적인 정신건강을 우울증과 치매로 구분했다. 하지만 처방은 ‘운동’으로 같았다.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뇌세포를 강화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우울증을 약화시키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인에게 육체운동은 뭐든 좋다”며 “다만 개인의 육체적 건강상태나 취향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골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로 인해 늘어날 지역 치매지원센터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지원센터를 통해 건강한 노년의 또 다른 조건인 ‘조기진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예방과 관리를 위해 조기진단은 자기관리만큼 중요하다”며 센터의 조기검진사업 등을 통해 환자와 병원이 원만히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울증이 약물치료 등을 통해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라면 치매는 노화로 인해 죽어가는 뇌세포를 살리거나 재생시키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직은 불가능해 완치를 바라기는 어렵다. 결국 조기에 이상을 인지하고 최대한 악화를 방지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유 교수는 “모든 병은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더구나 치매와 같은 기억장애는 지연을 목적으로 하기에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단계부터 관리해 일상의 문제나 행동장애로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인이 나이 들어 우울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치부하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특히 학력이나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치매증상이 있어도 보완할 수 있는 여러 경로를 통해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주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치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해

운동과 다이어트, 인지활동, 기억력 증진훈련 등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변의 관심과 도움도 필요하다. 여기에 전문가의 존재도 치매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유 교수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고령 환자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필수요소라고 언급했다. 치매환자는 인지기능이 떨어져 주변의 손길이 필요한데다 치매가 진행되면 행동문제가 발생해 전문적인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유 교수는 “치매는 퇴행성 질환으로 예전처럼 돌리는 방법이 아직 없어 치매가 진행되면 욕설이나 의심, 폭력 등 난폭한 행동이 반드시 생긴다. 성격도 변한다”면서 “가정은 물론 일반 요양시설에서도 모시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이나 치매클리닉을 운영하는 전문병원, 그 중에서도 전문의가 상주하는 치매병동을 운영하는 곳에서 전문가의 관리 하에 치료가 이뤄져야한다”면서도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시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유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치매안심병원이 연관된 개념이지만 “문제는 인력”이라며 “현재 치매를 치료할 정신과나 신경과 전문의는커녕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춘 곳조차 거의 없다.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치매국가책임제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유승호 교수는 문맹여부와는 관계없이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할 수 있는 신경심리검사 ‘LICA(라이카)’를 국내 연구진들과 개발해 해외에 보급하는 작업을 하는 등 자신의 위치에서 치매극복에 전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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