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장항습지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최근 들어 뜸하던 멸종위기종 재두루미와 큰기러기 무리가 찾아온 것이다.
겨울철새 재두루미는 러시아와 중국 국경지역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 등으로 이동한다. 특히 고양시 장항습지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서 주요 기착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요즘 장항습지에서는 재두루미의 모습을 보기 쉽지 않았다. 2006년 재두루미 200여 마리가 장항습지에서 월동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한강하구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2015년에는 약 20여 마리로 급격히 월동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이에 시는 주변 개발로 인한 서식지 및 먹이 공급지 감소, 불규칙한 패턴의 먹이공급 등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장항습지에 월동하는 철새들을 위한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시의 특별대책은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월동을 위해 장항습지에 도래하는 철새들이 안정적으로 안착·월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장항습지 내 철새 월동집단 개체수를 늘리고 나아가 다른 철새들의 유입을 도모하고자 새들이 학습될 수 있도록 ‘장항습지 겨울철새 먹이주기 표준 매뉴얼’을 구축한 후 지난해 겨울 장항습지 철새 먹이주기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먹이주기 매뉴얼에 따라 먹이공급을 진행한 결과, 지난 2월 무논에서 먹이활동 및 쉼을 하고 있는 재두루미 100여 마리가 관찰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24일 ㈔에코코리아에서 재두루미 8마리와 큰기러기 무리를 관찰한 뒤 찍은 사진을 시에 제공했다(사진·백원희씨 제공). 이번에 관찰 된 재두루미 무리는 장항습지를 월동지로 선택할지를 정찰하는 일부로 판단된다.
시는 철새 무리의 방문에 대해 장항습지의 환경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으로 보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장항습지 람사르사이트 등록을 위한 추진협의회를 근간으로 장항습지의 모니터링을 위한 전문가회의 및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