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태’ 열쇠 쥔 방문진 보궐이사 2인…여야 대립 최고조

‘MBC 사태’ 열쇠 쥔 방문진 보궐이사 2인…여야 대립 최고조

기사승인 2017-10-27 16:16:35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에 여당 추천 보궐이사 2명이 선임되면서 ‘방송정상화’와 ‘방송장악’을 외치는 정계의 대립이 극도로 고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경환, 이진순 2명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퇴한 유의선, 김원배 전 이사의 후임으로 여당 추천 인사다.

김경환 이사는 한양대학교와 조치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와 신문학과를 전공하고 한국언론학회 총무이사, KBS 뉴스옴부즈맨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특위 위원, 한국방송학회 총무이사, MBC 시청자평가원 등을 거쳐 현재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부교수 자리에 있다.

이진순 이사는 서울대학교 사회학 학사,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미국 럿거스대학교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문화방송 방송작가, 사단법인 희망제작소 부소장, 정치스타트업 와글 대표 등을 지냈다. 현재는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맡고 있다.

방문진법에 따르면 총 9명으로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진은 여권이 6명, 야권이 3명 추천해 방통위가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번 보궐이사 선임으로 기존 6대 3으로 여당 인사가 적었던 방문진 이사 구성은 4대 5로 역전됐다.

여권 성향의 이사진이 구성됨에 따라 방문진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 사퇴 문제 등 최근의 사태에 변화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통위의 자료 요구 등에 보다 협조적으로 태세를 전환, 김 사장 해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취임 전 인사청문회 등에서 ‘문제가 있다면 MBC 등 공영방송 사장 해임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꾸준히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외치며 변화를 강조해온 바, 이 같은 예상에 힘을 더한다. 방통위는 지난달 방문진 사무 전반에 대한 검사·감독에 착수하기도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방송장악 시나리오’라며 반발, 27일부터 국정감사까지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김장겸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9일 간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한 바 있다.

김원배 전 이사 사퇴 당시에는 자유한국당 방송장악투쟁위원회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언론노조가 삼위일체가 돼 방송장악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정상적인 민주정권의 행태가 아니다”는 내용의 비난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방통위 내에서도 야당 추천 김석진 위원은 성명을 통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세력이 공영방송 이사진을 정권 코드에 맞는 인사로 교체하고 방송을 장악해 온 이른 바 ‘적폐’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은 추천권 행사에 대한 정치적 쟁점이 여야 간 여전히 충돌하고 있음에도 충분한 숙의 없이 졸속으로 강행됐다”며 “이로써 국정감사 중단사태를 불러와 정국경색을 초래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27일 자유한국당 없이 강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문진 국정감사에서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사퇴 요구 등 강도 높은 공세가 쏟아졌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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