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MBC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2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는 제 19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및 이사 해임건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공영방송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환영의 뜻과 함께, 지난 9월4일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공영방송의 총파업도 하루속히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결정은 공영방송 정상화로 가는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MBC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된 것은 MBC의 정상화를 위한 국민의 바람과 언론종사자들의 눈물겨운 투쟁의 성과로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영주 전 이사장은 막말과 망언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는 기이한 행동으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됐고, 고영주 이사장 체제하의 방문진은 방만하고 편향된 운영으로 공영방송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오늘 결정이 공영방송의 국민 신뢰 회복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 “MBC 김장겸 사장 역시 불법노동행위와 편파보도, 방만경영에 책임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KBS의 고대영 사장이 있어야 할 곳은 KBS 사옥이 아니라 검찰청이다. 고대영 사장은 즉각 사퇴하고 국정원 돈 수수, 민주당 도청 의혹 연루, 편파보도 지휘 등에 대한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만나면 좋은 친구’에서 ‘안봐도 좋은 친구’로 전락해버린 MBC가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이라며 환영했다.
최석 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오늘 오후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이후 ‘만나면 좋은 친구’에서 ‘안봐도 좋은 친구’로 전락해버린 MBC가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은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치부를 파헤친 PD수첩, 대한민국 현장 곳곳을 면밀하게 훑어낸 뉴스데스크, 매번 새로운 포맷으로 예능의 기준점이 된 무한도전 등 MBC의 빛나던 전성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무도한 권력자들이 잠시나마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있겠지만 마냥 영원할 순 없다. 오늘 방문진의 의결을 시작으로 마봉춘을 좋은 친구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고영주 이사장 해임은 원초적 부적격자의 ‘자업자득’이지만 해임절차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과 이사 해임안을 통과시킨 것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고영주는 박근혜 정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방문진에 내리꽂은 원초적 부적격자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인물이다. 이번 해임은 정당하며 고영주 본인이 자초한 자업자득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아무리 목적이 옳다고 해도 그 절차와 방법도 정당한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전 정권의 방송 장악을 적폐로 규정한 새 정부가 법과 절차를 외면하고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를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먼저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이 법에 따라 공영방송을 정상화 하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방송법 개정의 핵심은 정권이나 특정 정당이 독단적으로 방송사 경영진을 좌지우지 할 수 없도록 해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임에도 청와대와 여당은 방송법 개정을 미루고 잘 짜진 각본에 따라 작전을 펼치듯이 방문진 이사 교체와 이사장 해임, 방송사 사장 퇴진을 몰아붙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정권은 바뀌었지만 권력이 방송을 전리품처럼 취급하는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집권한 시절에 자행한 방송장악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방송사 경영진을 비호하며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방송법 개정은 회피하고, 자신들 입맛에 맞는 인물로 방송사 경영진을 교체하는 데만 매달리는 것도 옳지 않다”며 “방송 정상화를 위해 정부여당은 방송법 개정을 가장 먼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고영주 이사장 해임에 대해 ‘이 정부의 포악(暴惡)한 방송장악 시도의 본보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은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지난 한 두 달간 방송사 구성원 중심의 사장 퇴진운동을 전개하며 우리 자유한국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을 내몰기 위하여 온갖 폭압적(暴壓的) 방법을 동원했다”며 “10월26일 방문진은 이 빈자리를 여당 측이 추천한 인사로 보궐 임명한데 이어 오늘(11.2) 오후 이사회를 열어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김장겸 사장을 끌어내리는 것이 다음 순서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어제(11.1) 여권 추천 이사 5명은 김장겸 사장 해임결의안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11.6일쯤 이사회를 열어 처리한다고 한다.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훤하다”며 “이렇게 불법적이고, 강제적이고, 억지스럽게 방송을 장악하려는 목적은 모두가 다 안다. 편파 불공정 방송을 통하여 자파세력들의 이해관계와 사상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입시켜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는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그 사례를 신물이 나게 봐왔다. KAL기 폭파 조작 의혹 보도, 간첩 송두율 미화 방송,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보도 등을 통해 불공정 편파방송을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자유한국당은 이 정부의 포악한 방송시도에 절대 물러서지 않고, 국민들과 힘을 합쳐 언론 바로세우기에 당당히 맞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