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두고 발생한 강진에 일주일 뒤로 연기됐다. 수능이 연기되기는 24년 만에 처음이다.
불안에 떨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 연기 소식에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규모 5.8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포항지역은 대학교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주택가 담장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고,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 지진의 여파로 경남 전역에서도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지진 발생 직후 소방당국에는 지진 여부를 묻는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별다른 피해가 접수된 것은 없었지만 수능을 하루 앞두고 터진 악재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노심초사했다.
본진에 이어 규모 4.3의 여진까지 이어지면서 시민들도 계속 불안에 떨어야 했다.
고3 수험생 이모(19‧여)양은 “수능 당일에는 무엇보다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데, 갑자기 이런 일이 터져 밤잠을 설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는 수험생 안전 등을 고려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천재지변으로 수능이 연기되는 1993년 수능 체제 도입 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오후 8시20분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학생 안전이 중요한 점,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의 일부 수능 시험장은 이날 지진으로 시험을 제대로 치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18학년도 수능은 23일 치러질 예정이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