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 가운데 하나인 '주거복지로드맵'이 11월 말 발표될 전망이다. 3개월 동안 미뤄졌던 주거복지로드맵이 발표 시기가 임박하면서 주요 내용에 대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핵심 내용은 문재인 정부 기간 공공주택 공급 계획과 다주택자들의 임대주택 등록 유도 방안이다.
앞서 정부가 주거복지로드맵의 발표를 수차례 연기하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초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9월말께 주거복지로드맵을 내놓겠다고 예고했었다. 당초 9월 말 추석 이전에서 이후로 연기, 북한 핵실험에 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대외변수로 3개월째 지연됐다. 이어 11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항 지진 사태로 일정이 다시 한 번 늦춰지면서 시장과 실수요자의 혼란을 부추겨왔다.
진통 끝에 윤곽이 나오고 있는 주거복지로드맵은 신혼희망타운 등 공적임대주택 공급 방안과 다주택자의 민간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방안이 골자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연간 17만가구 규모로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은 문 대통령의 임기 동안 7만가구가 공급된다. 신혼희망타운은 전용면적 40~60㎡ 규모로 공공분양, 10년 임대 후 분양 등 수요자에 맞춰 다양한 유형으로 공급된다.
아울러 서울 인근 지역에 땅값이 저렴한 그린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해 공공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뉴스테이 개선안도 나올 예정이다.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혼부부와 청년층에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전체 물량의 20%를 우선 공급하는 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심 내용은 다주택자들의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임대주택 등록 시 건강보험료를 인하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인센티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의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도 임대주택 등록 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임대주택 미등록 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8·2부동산 대책 이후 임대사업자들은 세원 노출과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는 부담감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꺼려왔다. 때문에 정부는 임대사업자 등록 시 건보료 감면과 세제혜택이라는 당근으로 자발적인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주거복지로드맵에 당장 도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료 상승폭을 제한하고 세입자가 원할 경우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1회에 한해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막고 적어도 4년간의 임차 기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세입자 보호 제도로 꼽힌다.
하지만 시행될 경우 임대인들이 미리 4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릴 수 있어 단기적인 전셋값 급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번 주거복지로드맵에는 이들 제도의 전면적인 도입보다 추진계획 등이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장관도 그동안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단계적으로 제도화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당시부터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 등을 단계적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