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할 보건의료계의 ‘2018년’

다사다난할 보건의료계의 ‘2018년’

기사승인 2018-01-04 13:36:29

2018년 새해를 시작하며 보건의료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화두는 단연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었다. 하지만 참석자들 간에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미묘하게 달랐다. 그 때문인지 무술년 새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4일 열린 의료게 신년하례회에서 “정치, 경제, 사회 횐경 등으로 인해 의료계에도 격변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능동적이고 단합된 마음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 및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법안의 상정 등 의료계를 흔드는 이슈들에 한마음으로 잘 대응해왔다”면서도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은 환자와 국민, 의료계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 돼야한다”며 40년간 이어져온 저수가 체계를 개편하고 적정수가를 보장할 수 있는 면밀한 재정확보 방안이 제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위해 절대 허용돼서는 안 되며 의료기관 기능정립을 통해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나 지역편차 심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홍정용 대한병원협회장은 신년하례회 인사에 앞서 “지난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을 비롯한 병원 내 사건사고에 대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어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정부도 이를 수용해주길 바란다”면서 의료계가 전환기를 맞이하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해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해 보장성 강화 등 정책수행에서 정부의 이해와 협조를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정부와 의료계가 손을 맞잡고 많은 도전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할 것”이라면서도 적정수가 등 의료계의 요구에 대한 응답은 없이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 안전 개선, 필수의료 등 공공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다만, “의료계의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보장성 강화는 의료계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며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주고 신뢰를 얻으며 보건의료인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협력을 당부했을 뿐이다.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문재인 케어를 정조준하며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들어 “보장성 강화내용은 충격적이고 정책속도가 빠르다. 좀 더 신중하고 단계적이면서도 책임 있는 개혁이 이뤄져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김재정 의협 명예회장은 “정부와 논리적 대화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듣지 않기 때문”이라며 “울지 않는 아이에게 어미는 젖을 물리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하며 복잡한 현실, 어려운 환경을 살고 있는 현실의 의사들과 후배들을 위해 투쟁과 대화를 병행해야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주문하기도 해 문재인 케어의 원년인 2018년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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