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재무 출신 젊은 CEO 전면에 내세워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재무 출신 젊은 CEO 전면에 내세워

기사승인 2018-01-10 15:01:42

 

최근 현대건설에 이어 삼성물산이 재무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건설사 수장의 자리에 앉혔다. 전통적으로 건설사 수장 자리에 엔지니어 출신이 주류를 이뤘지만 2018년 정기 인사에서는 '재무통'들이 자리를 꿰찼다. 이는 건설경기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황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9일  최치훈 사장이 2선으로 후퇴하고 이영호 부사장이 신임 건설부문 사장으로 선임됐다는 내용의 인사를 발표했다. 이 신임 사장은 삼성SDI 경영관리와 감사담당,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을 지낸 재무 전문가다. 또 1959년생으로 50대 후반의 젊은 경영인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지난해 해체됐음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비(非)전자 주력 계열사들 모두 사장단을 50대 경영인들로 채우는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저유가 및 원화강세로 고전이 예상되는 해외수주 부문과 정부규제라는 벽에 부딪힌 국내 주택사업 부문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초 임원인사를 단행한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도 신임 사장에 재무통이 임명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일 박동욱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박 부사장은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 199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겨 재무관리실장(전무)까지 지낸 뒤 2011년 다시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전무)을 맡으며 친정으로 넘어왔다.

박 사장은 1962년생으로 1952년생인 전임 정수현 사장보다 10년 아래다. 아울러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및 현대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통으로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회사의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지속을 위한 인재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건설업계에서는 플랜트 등 현장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사장에 오를 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 같이 재무통이 수장자리에 일제히 오른 것은 건설업계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년째 해외 수주물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수년 동안 실적을 떠받들던 주택시장 침체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의 SOC 예산 축소, 금리 인상 등은 건설사들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업계 관행을 감안하면 최근 일부 건설업체 CEO들의 면면 교체는 혁신적"이라며 "재무출신을 중용하는 것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무에 정통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