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경영 복귀를 선언하며 "월드베스트 CJ 달성은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이며 책무"라며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자"고 언급했다.
이 회장이 이끄는 CJ그룹은 앞으로 식품(CJ제일제당), 물류(대한통운), 미디어 콘텐츠(CJE&M, CJ오쇼핑)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가장 잘 하는 분야에서 1등을 함으로써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이 ‘월드베스트 CJ’를 위한 계열사 인수·합병과 지분구조 재편 등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는 지난달 임원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 신임대표이사에 신현재 사장을 임명했다. 2011년부터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맡아온 김철하 부회장은 CJ기술원장으로 그룹 연구개발강화와 식품계열사 연구개발 자문을 맡게 됐다.
신 대표이사 사장은 2000년 CJ오쇼핑으로 입사해 CJ주식회사 사업총괄 등을 거쳐 2014년 CJ주식회사 경영총괄부사장으로 근무했다. 그룹 전체에서 40% 가까운 매출을 책임지는 CJ제일제당 수장에 그룹 전반을 총괄해온 신 사장이 임명된 것은 이재현 회장이 선포한 ‘월드베스트CJ’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평이다.
신규 대표이사 선임과 동시에 CJ제일제당은 전면적인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CJ제일제당은 기존 BIO, 생물자원, 식품, 소재 등 4개 사업부문을 BIO와 식품으로 통폐합했다. 개편되는 CJ제일제당 BIO사업부문과 식품사업부문은 각각 신현재 사장과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맡아 책임경영으로 운영하게 된다.
지분구조 정리도 이뤄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KX홀딩스(구 CJGLS)가 가진 CJ대한통운 지분 20.1%를 추가 확보하고 단독 자회사 구조로 전환했다. 대신 신규 자사주 일부를 CJ로 넘겼다. CJ가 CJ제일제당 지분 44.6%,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과 CJ건설 합병 법인의 지분 40.2%를 소유하는 형태다.
또한 CJ건설과 CJ대한통운 합병을 통해 CJ대한통운·CJ건설과의 연결고리가 강화됐다. 이러한 구조 전환으로 인해 개정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손·자회사 보유지분율 기준 상향 등과 관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관련 문제도 해소됐다.
CJ헬스케어 매각도 이러한 수순의 일환이다. CJ헬스케어는 국내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이오·제약회사지만 매출과 글로벌 사업 확장 속도가 둔화돼왔다. CJ헬스케어는 2014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가 분리돼 설립됐으며 CJ제일제당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CJ헬스케어는 복제약 등의 의약품과 컨디션·헛개수 등 기능성 식품과 음료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CJ헬스케어 매각대금은 1조원대로 추정되며 CJ는 해당 금액을 CJ제일제당 연구개발자금 등 주력부문 강화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브랜드 CJ푸드빌도 전면적인 변화를 줬다. 지난해 구창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데 이어 보유한 브랜드 중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CJ푸드빌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물적분할은 실적 좋지 못한 사업부분을 배제해 경영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이뤄진다. 그러나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가 별도 회사로 운영되는 것이 전략적 차원에서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CJ푸드빌의 영업적자는 2015년 41억원, 2016년 22억원이었다. 투썸플레이스는 이 가운데 매출 2000억원과 영업이익 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커피·디저트 브랜드로 자체 연구개발과 투자확대를 통한 브랜드 가치 극대화를 꾀할 계획이다.
현재 프리 IPO 참가할 재무적 투자자로 사모펀드 앵커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했다. 앵커는 오는 2월 지분 투자를 통해 지분을 최대 40% 보유한 2대주주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썸플레이스는 이를 통해 2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유치하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CJ에 필요한 것은 글로벌 경쟁력”이라면서 “국내 1위기업이 아닌 월드베스트 CJ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력있는 회사들에 역량을 집중·강화하는 차원의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