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연주가인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31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세, 사인은 폐렴이다.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황병기 명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과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1951년부터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해 고등학교 시절 국립국악원에서 가야금 명인 김영윤, 김윤덕, 심상건을 사사했다. 대학 2학년 때 KBS 주최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1974년부터 이화여대 음악대 한국음악과 교수로 활동했으며 1985년부터 1986년까지 미국 하버드대에서 객원교수로 지냈다. 1986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로 활동,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맡았다.

황병기의 대표작은 1975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미궁'. 2001년 발매된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에 삽입곡으로 쓰이며 화제몰이를 했다. 최근에는 창작음악 발굴을 위한 아르코 한국창작음악제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서울아산병원 30호에 마련됐다.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원이며 발인은 2월 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