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했다” 검찰 성추행 파문…각계로 번져

“나도 당했다” 검찰 성추행 파문…각계로 번져

기사승인 2018-01-31 14:31:31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사회 각계에서 "나도 당했다"는 여성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검찰에 근무할 당시 아버지뻘인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전직 여검사의 인터뷰가 보도됐다. A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한 지방검찰청에 근무할 당시 고위 간부가 자신의 관사 주소를 불러주길래 '(검사들끼리) 노는 자리인가보다'하며 갔는데 자기 혼자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간부가 어깨에 손을 얹고 눈을 들어다 보는 등 석연찮은 행동을 해 자리를 피했다고 증언했다. 이후에도 고위 간부의 부적절한 행동이 계속되자 A씨는 결국 스트레스를 받고 문제 제기도 하지 못하고 검사직을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피해 사례도 나왔다. A씨에 따르면 어느 여검사가 '아이스크림 맛있겠다'고 했더니 다른 검사가 '나는 네가 더 맛있어 보여. 난 너 먹고 싶은데'라고 했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이후였다. 이 일이 언론에 알려지자 검찰 내부에서는 '누가 언론에 알렸느냐'며 제보자 색출에 나섰다고 한다.

정치계에서도 증언이 이어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면서 "페북창을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고 적었다. 이어 "사실은 미투(#MeToo), 변호사였을 때도 못 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이라며 "그러나 #MeToo, 그리고 위드유(#WithYou)"라고 말했다.

SNS 상에서도 '미투 운동'이 퍼지고 있다. 같은 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는 #미투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이 당한 직장 내 성추행, 성차별 경험 등을 폭로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앞서 하얀 장미를 꺼내 들고 서 검사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표했다. 우 원내대표는 "차별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응원한다"고 발언했다. 하얀 장미는 최근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시작한 성폭력 고발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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