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이 지난해 은행-비은행간 수익 균형 회복에 성공했다. 농협금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단행한 빅배스로 2016년 은행과 비은행간 수익 균형이 일시적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지난해 빅배스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농협은행의 수익 회복과 함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했다.
13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6.5%를 기록했다. 전년도 농협은행의 순익 비중이 자산규모와 맞지 않게 24.2%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의 순익 비중은 75.8%에서 33.5%로 감소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5년 김용환 회장이 취임한 이후 2016년 1조6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고, 여신심사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그 여파로 농협은행이 같은 해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농협은행의 순익 축소와 함께 그룹의 은행-비은행간 수익 구조가 무너졌다.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산을 가진 은행의 수익 비중이 25%에도 못 미치는 기형적 구조는 시장금리 상승과 빅배스의 영향이 가시화되며 조기 종결됐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6521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금융지주의 최대 실적 달성을 견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특정 부문 수익 쏠림현상은 그룹의 지배구조는 물론 금융환경 변화에 그룹의 수익이 손쉽게 하락하는 문제를 드러낸다. 금융지주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은행과 비은행간 균형 잡힌 수익 포트폴리오 배분이 큰 기여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농협금융과 반대로 전체 순익 가운데 은행의 순익이 과도하게 높은 ‘은행 쏠림’ 현상 개선에 성공했다. KB금융은 2016년 27%에 불과하던 비은행 부문 순익을 지난해 34.5% 까지 끌어올렸다. 신한금융은 2016년 34.8%였던 비은행 부문 순익을 44.2%까지 개선하며 5:5 구조에 근접해 가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까지 비은행 부문의 수익개선이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하나금융의 올해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은 18~20%(추정치) 수준으로 은행 수익에 그룹의 수익이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은 2018년 ‘함께 성장하는 금융’에 따라 그룹 안팎으로 협업을 더욱 확대하고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