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박세영 “‘돈꽃’에서 한계를 경험… 그런데 힘들수록 재밌더라고요”

[쿠키인터뷰] 박세영 “‘돈꽃’에서 한계를 경험… 그런데 힘들수록 재밌더라고요”

박세영 “‘돈꽃’에서 한계를 경험… 그런데 힘들수록 재밌더라고요”

기사승인 2018-02-14 15:02:28


최근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돈꽃’의 나모현 역할은 누가 해도 쉽지 않았을 캐릭터였다. 살면서 믿고 있던 진실과 신뢰가 무너졌다. 배신도 당했다. 자신의 인생 자체가 거짓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도 찾아왔다. 극적인 인물의 10년 넘는 긴 시간을 24부작 안에 표현해야 하는 과제도 있었다.

나모현 역할을 맡은 배우 박세영 역시 힘든 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지난 12일 서울 압구정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세영은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감정적인 어려움도 찾아왔고 매일 추위와 싸우는 것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감독님도 나모현 캐릭터가 가장 어렵다고 말씀하셨어요. ‘돈꽃’에서 가장 변화가 많은 인물이거든요. 나모현이 살면서 가졌던 신념, 사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하나씩 깨졌죠. 쉽지 않을 거라는 각오를 했지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후반부쯤에 한강 근처 촬영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조감독님에게 ‘이렇게 있다가 그냥 강으로 들어가면 되는 거죠’라고 농담할 정도였어요. 반대로 꿋꿋이 버텨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나모현이 정말 강한 인간이구나 깨닫기도 했어요. 저였으면 해외로 도피해버리지 않았을까요. 성장하는 모현이가 자랑스러웠고 많이 배웠죠. 추위와 싸우는 것도 힘들었어요. 덜덜 떨면서 난로를 입 근처에 대고 있다가 ‘레디’하면 떼고 바로 촬영했던 기억도 나요.”


박세영은 ‘돈꽃’을 ‘사람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작품이라는 설명이었다. 

“‘돈꽃’은 한마디로 굉장히 사람 같은 작품이었어요. 죽어있는 생명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졌거든요. 사람들이 모여서 작품 속 사람들을 만들었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드라마적인 부분도 있고, 시청자들이 재밌어할 만한 부분도 있었겠죠. 그러나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같이 만든 작품이라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사랑받지 않았나 싶어요. 알아서 잘 만들어진 느낌도 들어요.”

박세영은 힘들수록 배우는 기쁨도 커진다고 말했다. 어렵게 ‘돈꽃’을 끝냈지만 한계를 경험한 만큼 성장한 자신을 볼 수 있어 만족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12년 1월 데뷔한 이후로 안 힘든 때가 없었어요. 늘 힘들었고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져요. 그런데 그럴수록 더 재밌더라고요. 지금이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아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돈꽃’을 촬영하는 6개월 내내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어요. 내가 진짜 연기를 한 게 아니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많이 깨졌던 작품이죠. 제 한계를 경험했거든요. 또 선생님들 앞에 있는 것이 좋았지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도 들었어요. 선배님들을 볼 때마다 ‘나도 이런 자세로 연기해야지’라는 다짐을 했던 작품이에요.”

KBS2 ‘뷰티풀 마인드’와 SBS ‘귓속말’에 ‘돈꽃’까지. 박세영의 최근작을 살펴보면 모두 무겁고 어두운 드라마뿐이다. 박세영은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작품들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색다른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최근 출연한 3~4개 드라마가 모두 무거운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었어요. 진지하고 현실적인 작품을 하면서 감정에 더 깊숙이 들어가려는 생각이었죠. 작품 색깔에 따라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깊이에 차이가 있잖아요. 진지한 작품을 하면서 더 배워야 밝고 즐거운 작품을 해도 가볍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앞으로는 엉뚱하고 재밌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누군가를 웃겨주진 못하지만 다들 저에게 엉뚱한 면이 있다고들 해요. 제가 재밌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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