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동 불발 왜?…“싫은 소리만 듣겠다고 판단해 회동 취소”

북미회동 불발 왜?…“싫은 소리만 듣겠다고 판단해 회동 취소”

기사승인 2018-02-22 10:48:15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했던 리셉션 만찬장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불참한 것을 두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일 펜스부통령이 보인 행보에 북한이 굉장히 불안했을 것이다. 오전에 천안함 기념관에 다녀왔고 또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를 미국에서 여기까지 데려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리셉션장에서 헤드테이블에 펜스 부통령이 앉고 김 위원장도 앉게 되어있었다"면서 "펜스 부통령이 늦게 들어와서 5분 만에 나갔다. 나도 사실 그 만찬장에 있었고 김 위원장하고는 안면이 있어서 아는 척을 했는데 음식을 열심히 들고 계시다가 고개를 드는데 얼굴이 벌게져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 "그다음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장에서는 고개만 돌리면 뒷줄에 앉아 있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하고 눈이 마주칠 수 있게 각도가 그렇게 잡혀 있는데 거기서 눈도 안 마주치는 걸 보고 아마 김여정도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오후 김여정과 펜스 부통령의 만남을 2시간 전에 북한 측에서 취소한 것에 대해서는 "평양에 보고해서 김정은의 최종 결정을 받는데 시간이 좀 걸렸을 것"이라며 "펜스 부통령의 서울 도착 후 행보, 현장에서의 여러 행동거지를 보고 만나봐야 싫은 소리만 듣고 혼만 나겠다 하는 생각이 드니까 (취소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펜스 부통령과 같은 입장을 미국이 누그려뜨려 줘야 된다. 그래야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서 전향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양쪽이 장외에서 기싸움을 하고 있는데 미국이 태도를 조금만 누그러뜨려 주면 그걸 가지고 우리가 남북 대화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걸 위임을 해 달라 하는 걸 얘기하려면 청와대 높은 사람이 가야 된다"며 "최소한 안보실장이 직접 가서 백악관 안보보좌관하고 직접 담판을 하든지 미국이 태도를 좀 바꿔달라, 그러면 우리가 북한을 다시 회담장으로 끌어내겠다, 협상장으로. 이런 위임을 받아와야 된다"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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