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적절한 조건"이 아니면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AP 통신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주자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왔다"면서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 전임 정부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오래전에 해결했었어야 했다"며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느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앞으로 논의될 어떠한 대화도 그들(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하는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용의를 밝힌 이후 처음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김 부위원장은 방남 기간 동안 수차례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었다.
앞서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최대 후원단체인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연설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사상 최대의 새로운 제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는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싱가포르, 대만, 탄자니아 제3국까지 포함한 선박 28척과 27개 해운 및 무역업체, 개인 1명 등 총 56개 개인과 기관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는 새로운 대북제재안을 발표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