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의 수익 확대를 위해 내놓은 기업투자금융(CIB) 강화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그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 후 그룹의 CIB 경쟁력 강화를 위해 KB금융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해 왔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달 28일 완료한 ‘KKR과 LS그룹의 LS오토모티브 및 LS엠트론 동박·박막 사업부 영업양수도 거래’와 관련된 718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주선은 국민은행과 KB증권의 긴밀한 협업 아래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수금융 주선은 국민은행을 대표 금융주선 기관으로, 자금조달에 공동주선 기관인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은 물론 론펀드, 보험사, 외국계은행 등 총 15개 기관이 참여했다. 주선이 완료된 7180억원은 영업양수도 거래대금 1조5000억원 중 4250억원과 한도대출 2930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이번 인수금융 자금조달에 참여한 론펀드(Loan Fund)는 윤 회장이 취임한 다음 해 국민은행이 앵커투자자로, KB생명·KB손보 등 KB금융 계열사가 2150억원을 투자해 조성된 인수금융 펀드이다. 국민은행이 조성을 주도한 만큼 KB자산운용이 운영을 맡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수금융 주선은 사실상 국민은행을 넘어 KB금융 계열사들이 동반 참여한 상황이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LS그룹의 주금납입에 필요한 자금을 브릿지론 형태로 주선하며, 인수금융 주선이 성사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또한 KB금융 계열사들이 이번 인수금융 주선을 놓고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오보열 금융지주 CIB총괄 전무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윤 회장의 조직개편에 따라 지주 CIB총괄 전무와 국민은행 CIB고객그룹 전무, KB증권 IB부문 부사장을 모두 겸직하며, KB금융의 CIB역량을 하나로 묶어내는 역할을 담당했다.
오보열 전무는 “이번 인수금융 사례는 KB금융그룹의 CIB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인수금융 분야에서 리딩뱅크임을 보여주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해, 이번 인수금융 주선이 그룹 차원의 협업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방증했다.
결국 이번 인수금융 주선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 회장이 추진한 그룹차원의 CIB협업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금융 주선 성공은 오보열 대표를 중심으로 은행과 증권이 시너지를 창출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딜이 생길때 마다 은행과 증권은 협업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CIB강화 전략에 앞으로 무게가 더 실릴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주력 수익처가 은행인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에 대해 강하게 규제에 나서자 인수금융이나 인프라금융과 같은 새로운 먹거리가 중요해 졌다”며 “향후 금융사의 경쟁력도 이러한 투자금융 분야에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KB금융을 포함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CIB를 향후 먹거리로 삼기위해서는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CIB를 통해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딜이 한정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 등과 경쟁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