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효과와 삶의 질 동시에 잡는 의료기기 틈새시장 공략

치료효과와 삶의 질 동시에 잡는 의료기기 틈새시장 공략

방사선색전술, 하이푸(HIFU) 등 기술발전에 치료선택지 다변화

기사승인 2018-03-03 01:01:00
여전히 암은 두려움의 대명사다. 하지만 간암, 췌장암, 자궁근종, 전립선암, 유방암 등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식들이 속속 등장하며 ‘정복’되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종양들도 점차 통제가 가능해지는 상황이다. 그 이면에 의료기기의 발전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간암치료에서 방사선색전술의 부상이다. 그간 간암치료는 절제술, 이식, 간암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이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각각의 장단점들로 인해 환자치료의 사각이 존재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최근에는 TACE와 유사하게 국소마취 후 서혜부(사타구니) 대퇴동맥을 타고 카테터를 간동맥에 삽입하는 시술방식은 유사하지만 치료효과를 좀 더 기대할 수 있는 방사선색전술(radioembolization)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윤준 교수는 “두 시술 간 차이점은 방사능물질의 사용여부다. 방사선색전술은 기존의 간동맥화학색전술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과 낮은 종양 반응률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TACE는 종양으로 가는 영양분과 혈액을 차단하고 항암제를 간동맥을 통해 직접 주입해 종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집중적이고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항암제가 종양외 기관으로 빠져나가거나 치료과정에서 구토, 발열, 복통 등의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있다.

반면 방사선색전술은 베타선(전자)을 방출하는 방사선 동위원소 ‘이트륨(Yttrium)-90’을 포함한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를 간동맥에 주입해 종양을 직접 괴사시키는 방식으로 색전후 증후군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평균 입원기간도 3일로 색전술 평균 입원일수인 7일보다 짧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종양 크기가 8cm이상이고 TACE로 완벽하게 치료하기 힘든 경우라도 한 번의 시술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간암 병기를 구분하는 BCLC(Barcelona Clinic Liver Cancer)에서 B와 C사이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은 TACE와 병행해 시술이 가능하며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와 같은 약물치료보다 직접적으로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등 효과가 높고,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과 같은 면역항암제보다 부작용이나 가격이 저렴해 간암치료의 또 하나의 선택지가 등장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방사선색전술에 사용되는 방사능물질인 ‘테라스피어(TheraSphere)’를 국내에 공급하는 비엘엔에이치(BL&H) 관계자는 “주변의 일반 간 조직에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치료재료”라고 자부했다.


◇ 의료기기의 2가지 발전방향과 정복되는 암들

의료기기의 발전은 방사능색전술처럼 직접적인 치료효과를 높이는 방식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도 발전했다. 방사선이나 고주파를 활용해 신체에 대한 침습행위 없이 암을 치료하는 방식들이다.

이들은 간암과 함께 높은 사망률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췌장암이나, 전립선암처럼 종양의 위치로 인해 직접적인 수술의 어려움이 크거나, 여성성의 상징인 자궁이나 유방을 절제해야했던 자궁근종과 유방암 등을 대상으로 발전해왔다.

그 기반에는 다양한 검진기술과 기기의 발달, 모니터링과 체외 치료방법의 발전이 있어 가능했다. 종양을 정확히 관측하고 주변세포에 영향을 최소화하며 직접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초음파를 이용해 종양을 열로 태우는 ‘하이푸(HIFU)’ 시술이다.

자궁근종 및 선근증, 전립선암 및 전립선비대증, 갑상선암 및 유방암에 적용할 수 있는 3가지 하이푸 장비들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에코헬스케어 김종성 대표이사는 “수술치료의 대안으로 하이푸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하이푸 기법은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종양의 위치를 파악해 주변세포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고주파의 집적 범위를 미세하게 조절해 높은 온도와 깔끔한 종양제거가 가능해지고 있다.

더구나 세포가 열에 약한 특성을 활용해 직접적인 고온으로 인해 종양을 소멸시킴으로써 방사선 노출에 대한 위험이나 개복 및 절제로 인한 상처, 잔존암에 따른 재발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그 때문인지 지난 2년 전부터 대학병원을 비롯해 중소형 병원에 이르기까지 하이푸 장비가 설치되기 시작했고, 다양한 임상적 효과들이 알려지고 있다. 부작용이나 재발사례 또한 약간의 피부손상을 제외하고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간암과 췌장암, 관절염, 자궁경부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장비개발과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뇌종양, 알츠하이머 등에 대한 치료연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기술의 발전으로 하이푸는 암 치료법의 또 하나의 대안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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