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회 아카데미의 영광은 물고기에게" '셰이프 오브 워터' 길예르모 감독 4관왕

기사승인 2018-03-05 16:04:41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영광은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가 안았다. 13개 부문에 걸친 최다 노미네이트에 이어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과 음악상으로 4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남녀 주연상은 각각 배우 게리 올드만과 프란시스 맥도먼드에게 돌아갔다. 특히 게리 올드만은 아카데미 남자 주연상이 첫 수상이라 눈길을 끌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저는 단지 영화를 좋아하는 멕시코의 아이였을 뿐”이라며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영화라는 꿈을 꾸는 모든 분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아카데미 감독상에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루카 구아다니노, ‘덩케르크’의 크리스토퍼 놀란, ‘레이디 버드’의 그레타 거윅, ‘더 포스트’의 스티븐 스필버그, ‘쓰리 빌보드’의 마틴 맥도나, ‘다키스트 아워’의 조 라이트, ‘겟 아웃’의 조던 필레, ‘팬텀 스레드’의 폴 토마스 앤더슨,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의 길예르모 델 토로가 노미네이트됐다.

‘셰이프 오브 워터’ 다음으로 많은 수상을 한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 ‘덩케르크’는 편집상과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시각효과상과 촬영상으로 2관왕을, ‘코코’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등 2관왕을 기록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팬텀 스레드’ 다니엘 데이 루이스, ‘다키스트 아워’ 게리 올드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티모시 샬라메, ‘겟 아웃’ 다니엘 칼루야, ‘이너 시티’ 덴젤 워싱턴 등이 올랐으며 이중 게리 올드만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게리 올드만은 앞서 1월 열린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다키스트 아워’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남자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여우주연상에는 ‘쓰리, 빌보드’의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낙점됐다. 후보로는 ‘레이디 버드’ 시얼샤 로넌,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샐리 호킨스, ‘아이, 토냐’ 마고 로비, ‘더 포스트’ 메릴 스트립, ‘쓰리 빌보드’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거론됐다.

남우조연상은 ‘쓰리, 빌보드’의 샘 록웰, 여우조연상은 후보로 ‘아이, 토냐’ 앨리슨 제니가 수상했다. 주제가상은 ‘코코’의 ‘리멤버 미’(Remember Me)가 차지했다.

이날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지미 키멜이 사회를 진행했다. 지미 키멜은 지난해 미국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미투'(Me Too)운동과 더불어 자의 동양인 비하 논란 등이 겹쳐져 지난해보다 더욱 신중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유머도 잃지 않았다. 거대 성추문을 일으킨 미국의 유명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해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작품상 등을 수상한 '셰이프 오브 워터'를 두고 "올해는 남자들에게 질린 나머지 여자가 물고기를 사랑하기 시작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는 농담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냉전 시대, 미국의 무기 연구 시설에 갇혀있는 어인을 사랑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래는 제 90회 아카데미상 수상 명단.

-작품상: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남우주연상: ‘다키스트 아워’ 게리 올드만

-여우주연상: ‘쓰리 빌보드’ 프란시스 맥도먼드

-남우조연상: ‘쓰리 빌보드’ 샘 록웰

-여우조연상: ‘아이 토냐’ 앨리슨 제니

-감독상: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길예르모 델 토로

-각본상: ‘겟 아웃’ 조던 필레

-각색상: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제임스 아이보리

-촬영상: ‘블레이드 러너 2049’ 로저 디킨스

-미술상: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폴 D. 오스터베리 외 2명

-의상상: ‘팬텀 스레드’ 마크 브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