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사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 활동을 그만두겠다고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역시 제명을 하는 등 즉각적 조치에 나섰다.
안 지사는 6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 입장은 잘못"이라며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라며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용서를 구한다.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안 지사가 속한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5일 밤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안 지사에 대한 출당과 제명조치를 결정했다. 안 지사의 입장은 듣지 않았지만 피해자 주장만으로도 징계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당의 설명이다.
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긴급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당은 이에 대해 긴급최고위를 소집해 논의했고 그 결과 안 지사에 대해 출당·제명 조치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면서 재차 사과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정례 원내대책회의도 전격 취소했다. 대신 '젠더폭력대책 태스크포스(TF)'가 열렸고 남임순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안 지사 의혹에 대해 "형법과 성폭력방지특별법 등 관련 법에 의한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며 "피해사실을 힘들게 밝힌 용기 있는 폭로에 경의를 표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안 지사에 대한 윤리심판원 개최 등 관련 후속 절차가 진행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일 안 지사의 비서 김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안 지사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과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김 씨는 안 지사가 성폭행 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 '다 잊어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폭로가 이뤄진 뒤 안 지사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