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채용비리 의혹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일 때 연세대 71학번 대학 동기로부터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에 지원한 동기의 아들 이름을 인사담당 임원에게 전달했다. 최 원장이 이름을 전달한 친구 아들은 당시 하나은행 입사에 성공해 지금까지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 원장은 이를 두고 제기된 채용청탁 의혹에 대해 합격 여부를 알려달라는 차원에서 이름을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해명했다. 또 하나은행에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채용자료를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특별검사반을 구성해 진실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그의 금감원장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를 여당의 실패로 연결하며 그의 사퇴 요구가 커졌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최고위원은 이날 “지난 2월 6일, 여당인 민주당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이 있는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상임위를 박차고 나갔다. 당시 민주당은 ‘의혹의 당사자가 법제사법위를 주재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의혹이 명백히 밝혀지기까지는 법사위원장직을 사임해달라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면서 “민주당이 금감원장 사임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지 않은 것은 이중잣대이며 이율배반적 행태이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같이 그의 채용비리 의혹이 여당은 물론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금감원의 권위에 타격을 준 만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장은 대통령이 임명권자인 만큼 청와대가 사표를 수리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최 원장의 사의가 수리될 경우 금감원은 앞으로 유광열 수석부원장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