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에 취한 남자, 신협 정신에 취하다

서예에 취한 남자, 신협 정신에 취하다

기사승인 2018-03-21 05:00:00

최근 취임한 김윤식(62) 신협중앙회장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그가 신협 운동 첫 발을 들인 곳은 대구에서 적자로 유명한 조합이었다. 김 회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사재출연 각서를 쓰면서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서민지원사업에 앞장섰다. 그러자 기울어있던 조합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자산이 60억 원이던 조합이 지금은 자산 1300억 원이라는 눈부신 성장을 일궜다.

김 회장 경영철학은 ‘열정’과 ‘성실’이다. 성공한 사람치고 모든 일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은 이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뒤늦게 시작한 청과사업에서 빛을 볼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신협 운동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운동’이라는 정신에 취해 갖은 책무를 마다하지 않고 지금껏 달려왔다.

김 회장이 처음부터 신협 운동에 빠져든 건 아니었다. 본래 직업은 서예가였다. 선친에게서 직접 한자를 배웠다. 유년시절 취미로 잡은 붓에 매료돼 이 길을 택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국전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신협 이사로 취임하면서 연을 맺었다.

김 회장은 서예가로서, 기업가로서도 성공했다. 신협 운동 ‘장’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스스로도 “신협맨으로서 열정의 아이콘이자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김 회장이 늘 강조하는 한자어도 ‘취’(醉)다.

600만 조합원 수장으로 새 출발

총자산 80조, 600만 조합원 대표로 우뚝 선 김 회장에게 주어진 책임은 막중하다. 다변화된 금융환경과 경쟁 속에서 신협이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당면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사업영역 제한 등 규제에 막혀 타 상호금융회사 대비 경쟁력을 잃은 상태다. 김 회장은 공정경쟁이 가능한 환경조성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공동유대 확대, 비조합원 대출한도 개선 등 신협 성장 근간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정부-중앙회 간 MOU를 조기 탈피해 중앙회 실적 부담을 줄이는 대신 조합 서비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밖에 핀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조합 경쟁력을 키울 예정이다. 신협이 가진 네트워크와 정보통신기술을 살려 ‘신협금융의 알파고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경제 주체로서 신협 역할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이 하나가 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줄탁동시’(啐啄同時)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그는 또 높을수록 낮춘다는 ‘등고자비’(登高自卑) 정신으로 일을 하면 신협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 회장은 “조합의, 조합에 의한, 조합을 위한 중앙회라는 기본으로 돌아가 신협의 선명성 추구를 통해 신인도를 제고하는 최고의 금융협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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