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23일 “대구은행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23일 DGB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여러 사안들로 지역 사회와 주주,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배구조 개선 및 새로운 도약과 은행의 안정을 위해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룹 회장직은 새로운 은행장이 선출되면 단계적으로 상반기 중에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임 대구은행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지난해 7월 대구은행 간부급 직원들의 비정규직 여직원 성추행 논란에 이어 최근 전·현직 임원들의 신입사원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압박을 받아 왔다.
특히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한 혐의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의 칼날 앞에 입지가 좁아질 대로 좁아진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 등 대구지역 시민단체 50곳으로 이뤄진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 및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는 소액주주의 권한을 위임받아 비자금 조성과 신입사원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고 박 행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아울러 시민대책위는 지난 20일 DGB금융지주의 주식 7%를 보유한 국민연금에 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은행장 퇴진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DGB금융지주는 주총에서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사외이사로는 서인덕 영남대 명예교수, 이담 법무법인 어울림 대표변호사(현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를 신규 선임했으며, 임기가 만료되는 조해녕·하종화 사외이사는 연임됐다.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제61기 정기주주총회도 동시에 개최돼 상임감사위원으로 변대석 두산인프라코어㈜ 상근고문이 사외이사로는 이재동 법무법인 대구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으며, 임기가 만료되는 김진탁·구욱서·김용신 사외이사는 연임됐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