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이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인제 전 자유한국당(한국당) 최고위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 등 ‘올드보이’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신인보다 중량감 있는 인물을 선택, 오는 6월 지방선거 타개책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한국당은 김 전 부총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제안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교육부총리를 지냈다. 그러나 논문표절 논란 등으로 13일 만에 낙마했다.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6년 탄핵 위기에 놓인 박근혜 정부의 ‘거국내각총리’로 지명됐으나 임명은 불발됐다. 한국당의 이번 제안으로 김 전 부총리의 정계 재등판 가능성이 일었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다른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를 하는 데는 여러 절차와 과정이 있다. 제가 지금 절차를 밟기에는 시간이 너무 흘렀다”며 간접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도 한국당의 충남지사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995년 경기지사를 지냈다.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도 6선 의원을 지내 ‘피닉제(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로 불렸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며 정계에서 멀어졌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은 현재 신중히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 영입에 중점을 뒀던 바른미래당도 ‘중진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25일 여의도에서 당의 선거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재영입과 관련 “과거 같이하려고 했던 김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의 전신) 상임고문 등에 공을 들여서 우리도 제대로 요청을 해야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대선 또는 총선을 끝으로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정 전 의장은 지난 19대 국회를 끝으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부산 봉생의료원에서 본업이었던 의사로 일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지난해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에게 패했다. 이후 미국 등으로 연수를 떠났다.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판결 직전인 지난해 3월8일 탈당계를 내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대선 후보군으로 올랐으나 출마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정계은퇴는 아니다”라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현재 정 전 의장은 부산, 손 전 고문은 경기지사 또는 서울시장 후보로 추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바른미래당의 요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공고한 상황에서 승산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인다. 굳이 모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