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일 남측 예술단 공연장 취재 제한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자신을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남측 예술단 숙소인 고려호텔 2층 면담실에서 약 16분간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리택건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활실장 등이 배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남한에서의 논란을 다분히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규정하고 지난 2월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장외 투쟁에 돌입했었다. 또 지난달 28일 KBS 2TV '추적 60분'에서 천안함 참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권에서 침몰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남측 기자 선생들을 북에 초청한 것은 정말 자유롭게 취재 활동을 하고 편안하게 촬영도 하고 이렇게 우리가 해드려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취재활동을 제약하고 자유로운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해하실 문제가 있다"며 "어제 행사는 우리 국무위원장을 모신 특별한 행사였다. 행사에서 국무위원장의 신변을 지켜드리는 분들과 공연 조직하는 분들과 협동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의도적으로 취재활동에 장애를 조성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북측 고위급 인사가 취재제한 등을 이유로 남측에 직접 사과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우리 취재진은 전날 열린 예술단 공연장에 카메라 기자 1명을 제외하고는 들어가지 못했고, 분장실에 마련된 TV 모니터로 공연장 내부 상황 파악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