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특별한 편지 한 통을 소개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특별한 편지 한 통을 소개합니다”

기사승인 2018-04-06 10:55:36

“문재인 대통령이 받은 특별한 편지 한 통을 소개합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흥남철수 생존 선원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에게 온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이와 함게 문재인 대통령의 답신 내용도 공개했다.

보낸사람, 벌리 스미스(Burley Smith)
받는사람, 문재인 대통령
 
벌리 스미스(89) 씨는 흥남철수 작전 성공에 기여한 ‘메러디스 빅토리호’ 항해사였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1950년, 흥남부두에서 피란민 1만 4천 명을 태우고 거제로 항해한 미국의 화물선이다. 흥남부두에서 거제까지. ‘크리스마스 기적’으로 불리는 이 항해는 가장 위대한 해상구조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1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벌리 스미스 씨는 “최근 문 대통령의 부모님이 1950년 크리스마스에 흥남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탑승했던 피난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4월 5일부터 이틀간의 방한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 혹은 흥남철수 이야기를 아는 지인을 거제도에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편지에 담겨있었다.
 
벌리 스미스씨는 4월 6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흥남철수작전기념비 에서 빅토리호를 이끌었던 레오나드 라루 선장,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승선원 등을 위한 추도행사도 거행할 예정으로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출생한 5명의 미라클 베이비(Miracle baby) 김치파이브(five) 중 김치1(손양영)과 김치5(이경필)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벌리 스미스씨가 보내온 편지에 직접 답장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답장을 통해 감사와 환영의 마음을 전하고, 일정상 직접 뵙지 못하지만 국가보훈처에서 스미스씨 일행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는 UN군 6.25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에 준해 스미스씨 일행의 일정을 지원키로 했다.
 
현재 흥남철수작전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 승선원 중 생존자는 벌리 스미스씨를 포함하여 총 3명으로, 이 중 1등 항해사였던 로버트 루니씨는 작년 6월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 때 만남을 가졌었다.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의 답신과 벌리 스미스 씨의 서신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답신>
Burley Smith 님께.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이셨던 귀하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또한 짧은 일정임에도 나의 고향인 거제도를 방문해서 메러디스 빅토리호 기념관(the refugee/Meredith Victory memorial)도 보신다니 매우 기쁩니다.

나는 지난해 6월말 미국 방문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고 미군들의 희생과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분들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Burley Smith 님을 비롯해서 씨맨십(seamanship)을 가진 훌륭한 선원들이 없었더라면 나의 부모님이 거제도에 오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스미스 씨를 직접 부산에서 맞이하고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만, 대통령으로서 나의 일정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아 매우 아쉽습니다. 나의 어머니도 연세가 91세로 고령이셔서 인사드리러 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가보훈처 국장이 나를 대신해서 귀하와 일행분들을 맞이할 계획입니다. 여러분의 일정이 허락한다면 오찬도 대접하고, 거제에서 흥남철수에 대한 설명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다섯 아이인 ‘김치 5’ 중의 몇 분도 여러분과 함께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이 스미스씨와 일행분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라며, 귀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8년 2월 20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벌리 스미스 씨의 서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최근 저는 대통령님의 부모님이 1950년 크리스마스에 흥남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탑승했던 피난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승선원 가운데 생존해있는 3명 중 1명으로, 친구들에게 농담 삼아 오래전에 한국 대통령님의 부모님과 같은 배에 탄 적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대통령님께서 최근에 당시 빅토리호의 사무장이었던 로버트 루니(Robert Lunney)를 만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관사였던 메를 스미스(Merle Smith)와 항해사였던 저는 대통령님의 부모님과 함께 흥남에서 거제로 향했습니다.

저는 4월에 약 15명의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윈드스타 크루즈의 레전드호를 타고 중국 텐진에서 제주도, 부산, 일본을 항해하려고 합니다. 4월 6일 부산에 배가 닿으면 ‘거제도 피난민 메러디스 빅토리호 기념비’를 방문하고자 버스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흥남철수를 기획했던 해병대 대령의 손자인 네드 포니(Ned Forney)를 거제도에서 만나기로 했고, 최근에 돌아가신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 세례명 Marinus)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장을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천주교계의 움직임에 앞장서고 계신 이균태 신부님을 부산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만약 대통령님이나 대통령님의 어머니 혹은 흥남철수 이야기를 아시는 친구 분이나 지인 분께서 4월 6일 거제도에서 저희들과 만나주실 수 있다면 더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미국인 친구들이 대통령님이나 대통령님의 부모님, 피난민이 이루어낸 훌륭한 성공담을 직접 들을 수 있다면 저희의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최근 남북대화가 성사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대통령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
벌리 스미스 (Burley Smith) 드림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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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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