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당선 경험 김문오 현 달성군수 ‘관심’
- 동구 배기철·오태동·윤형구 이의신청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의 핵심지역인 대구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잇따르면서 분열 조짐 마저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은 ‘밀실 공천’이라며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 대구는 바른미래당 소속 현 구청장이 2명(강대식 동구청장, 윤순영 중구청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상훈)는 지난 7일 대구 남구청장과 동구청장 후보로 조재구 대구시의원과 권기일 전 대구시의원을 각각 단수 후보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한국당은 대구지역 8개 기초단체장 중 경선이 진행 중인 수성·달서구를 제외한 6개 구·군의 후보 공천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당은 앞서 중구청장 후보로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을, 서구청장 후보로 류한국 현 구청장을, 북구청장 후보로 배광식 현 구청장을, 달성군수 후보로 조성제 대구시의원을 단수 후보자로 선정했다.
공천 방식은 사실상 모두 전략공천이었다.
따라서 여론조사 등 객관적 숫자보다 지역 국회의원의 전략적 판단이 공천의 가장 큰 잣대가 된 만큼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우선 달성군수를 둘러싸고는 3선 도전에 나선 김문오 현 달성군수가 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김 군수가 공천 결과에 반박해 낸 이의신청은 받아들여졌지만 시당 공관위는 원안대로 조성제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김 군수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47.2%의 득표율로 자유한국당(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경험이 있다.
동구청장 후보 공천을 두고도 파열음이 나온다.
한국당이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권기일 전 대구시의원을 공천 한 가운데, 배기철·오태동·윤형구 예비후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세 명의 후보는 ‘밀실 공천’이라며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원인무효 이의신청을 내기로 했다.
배기철·오태동·윤형구 예비후보는 8일 “중앙당 공관위의 권고사항(경선)을 대구시당 공관위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고 대구 동구청장 후보내정자를 선정한 것은 원인무효”라며 “이는 중앙당 공관위의 공식입장을 철저히 외면한 ‘밀실 공천’이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또 “권기일 후보 내정자는 4년 전 바른미래당 강대식 현 구청장과의 경선에서 낙선한 바 있고, 지난 2월 모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는 5.3%의 지지율로 7위에 머무는 등 가장 부적합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세 후보는 이에 “중앙당 공관위에서 대구 동구를 관심지역으로 분류하고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결정한 사항에 충분히 공감하며 당의 화합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대구시당의 단수추천을 철회하고 중앙당에서 공정한 경선을 실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남구청장 공천 과정은 혼선에 혼선을 거듭했다.
당초 공관위와 지역 국회의원 간 이견차로 단수후보와 경선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을 중앙당으로 넘겼다가 여성전략공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지역 국회의원이 반발해 결국 조재구 대구시의원을 단수 후보로 낙점했다.
이 모든 과정을 두고 대구시당 공관위는 “단수지명 추천된 지역은 그 결과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과 후보, 대구시당이 연대적인 정치적 책임을 지고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 정가는 한국당 공천 탈락 인사들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가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역의원은 이미 한국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 됐다.
이귀화(달서구 제1선거구), 조홍철(달서구 제2선거구) 대구시의원은 지난 2일 자유한국당 광역의원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무소속 당선 경험이 있는 김문오 현 달성군수의 움직임에 따라 '무소속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한국당의 일방통행 식 선거에 식상한 유권자와 ‘김부겸 효과’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 확산, 여기에 바른미래당의 바닥 지지층이 상호 복잡한 사슬로 얽히면서 지역구 민심을 잡고 있는 경쟁력 있는 무소속 후보의 선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