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사, 우분투 프로젝트 가동…사회 불평등·양극화 해결 위한 ‘도전’

금융노사, 우분투 프로젝트 가동…사회 불평등·양극화 해결 위한 ‘도전’

기사승인 2018-04-19 05:00:00

금융권 노사가 합심해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해결에 발 벗고 나섰다. 공동 출연을 통해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에 함께 나서기로 한 것.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KB국민카드, SK증권, 교보증권, 동양생명, BC카드, 신한금융투자,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업계 기업 30여개사 대표자들은 18일 프레스센터에 모여 사회연대기금 선포식을 개최했다.

제2금융권 노사가 갈등을 접어두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국내 사회의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최상위 10%는 하위 10%보다 4.7배 많은 소득을 벌어들였다. 미국(5.1배), 이스라엘(4.9배), 터키(4.8배) 다음으로 높은 격차다. 또한 저임금계층(중위임금의 2/3 미만)의 비율은 한국이 24.7%로 미국(25.0%) 다음으로 높다.

노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분투’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우분투는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코사족 용어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분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사가 첫발을 내딛은 과제가 사회연대기금 조성이다. 사회연대기금은 금융권 노사의 갈등을 빚은 성과연봉제 인센티브 반환금과 노동자의 임금 일부, 사측의 출연을 통해 조성된다. 노사 갈등의 소재를 화합과 공익 목적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뜻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노사는 사회연대기금을 청년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등 우리사회의 불평등·양극화 해소 및 약탈금융, 상대적 고임금 등 금융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독일 등에서 이와 유사한 모델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한 바 있어 금융권 내외에서 거는 기대도 높다. 독일 남동니더작센 지역에서는 실업률 증가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 또 지역사회의 높은 실업률을 개선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폭스바겐사와 볼프스부르크시가 추진한 아우토비전(Auto Vision)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도 노사의 취지에 부응해 관심과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우분투 프로젝트는 노사 간 사회적 책임을 함께 논의 실천해 가는 새로운 모범의 확산이라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연대기금 조성을 통해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무금융 노사 간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쉴러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금융이 보건·교육·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효율적인 수단이며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는 목표를 완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금융 노사가 합심해 스스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금융위도 계속 관심을 갖고 공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노사 간 사회적 대화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양극화 해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노사 공동의 사회연대기금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모범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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