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남북정상회담을 8일 앞둔 지난 19일. 청와대는 언론사 사장단을 초청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0.4 정상회담 때 제가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제가 직접 회담을 한 것은 아니지만 회담의 전 과정, 의제, 전략, 일정, 여러 가지 이벤트까지 전체, 그 다음에 후속 회담들까지 쭉 전체를 관장했기 때문에 정상회담의 경험, 또 정상회담을 성공시킨 그런 경험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그때하고는 상황이 아주 판이하게 다른다. 그때는 북핵에 대해서는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 또 2.13 합의로 말하자면 핵의 방안에 대해서 합의가 된 상황이었고, 남북 간에는 그에 대한 아무런 부담 없이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상황만 협의하면 됐다. 그때 우리의 목표는 6.15 선언을 어떻게 더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사업들을 최대한 많이 합의하느냐, 북한이 어디까지 수용할 것이냐였고, 또 그때는 아무런 국제적인 제재 같은 것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로지 북한을 설득해서 수용하게 만드는 그것이 과제였고, 기대 이상으로 아주 풍성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그때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 속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어떤 합의부터 우리가 먼저 시작을 해야 되는, 그리고 그것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되는 상황이다. 국제적인 제재, 또 미국의 제재가 강력하게 지금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그 제재를 넘어서서 남북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그런 식의 내용도 크게 많지 않다. 이 북핵 문제가 풀려나가서 국제적인 제재가 해소돼 나가야 또 남북 관계도 그에 맞춰서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상황, 남북 간의 대화가 잘되는 것만 가지고 남북 관계를 풀 수가 없는 상황, 북미 관계도 풀려야 되고, 북일 관계도 풀려야 되고, 이런 부분이 다 함께 풀려가야 남북 관계도 따라서 발전할 수가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이어 “비핵화의 어떤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서 과거에 많은 분들이 예상을 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말하자면 핵 확산을 금지한다든가, 동결한다든지 그런 정도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고 할 것이다, 또는 미국도 그런 선에서 북한하고도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냐, 이런 식의 예측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서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종식, 그 다음에 자신에 대한 안전보장, 그것을 말할 뿐이다. 그 점에 대해서 확인되었기 때문에 지금 북미 간에 회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봐야 될 것”이라고 북미간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래서 저는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비핵화라든지, 비핵화가 될 경우에 평화체제를 한다든지,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든지, 또는 그 경우에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 무슨 국제적으로 돕는다든지, 이런 식의 큰 틀의 원론적인 합의 부분들은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 과거에 9.19 공동성명이든 2.13 합의든 다 종전 것이었기 때문에 종전에 대한 합의들은 그렇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러나 인제 다들 염려하시는 바와 같이 과연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인가, 이 방안들은 이게 쉽지 않습니다. 과거의 방안을 되풀이할 수도 없는 것이고, 새로운 방안들을 찾아야 되고, 또 그 방안들에 대해서 서로 간에 다, 말하자면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전체적인 회담의 성공이 되는 것, 게다가 문제는 그 부분은 궁극적으로는 북미 간에 합의가 필요한 부분, 그것은 우리하고 북한 사이에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북미 간에 합의가 잘 되도록 우리가 중간에서 북미 간의 생각의 간극을 좁혀가고, 양쪽이 다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모색하고, 또는 제시한다든지 하는 노력들을 우리가 할 수는 있겠다. 어쨌든 그런 고민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 누가 다 완벽한 해답을 가지고 있겠나. 저도 고민하고 있고, 정부도 모색하고 있는 바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언론에서도 또 새로운 좋은 방안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오늘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언론의 지면을 통해서 제시해 주셔도 좋고, 또는 개인적으로 뜻을 알려주셔도 좋겠다”고 부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쨌든 궁극의 목적은 남북의 공동번영이죠. 우리가 비핵화든 평화든 그것을 통해서 가려고 하는 것은 남북 공동번영이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 부분은 북미 관계 발전, 북일 관계 발전, 다 이렇게 함께 가야 되는 것이고, 아마도 중국까지도 지지하면서 동참해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그럴 경우에 북한의 어떤 경제개발이라든지 발전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이제는 남북 간에 협력한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국제적인 참여 같은 것이 이루어져야만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며 “보수, 진보 이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까 보수층하고의 소통, 당연히 노력을 하겠다. 그러나 이 문제는 보수든 진보든 생각이 다를 바가 없고, 특히 남북 간의 회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어서 북미 간 회담이 이어지게 되고, 북미회담의 성공을 통해서 이것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 그 과정을 통해서 설령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더라도 다 같은 공감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디테일의 악마’ 그것을 우리가 넘어서는 것이 가장 과제일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역시 이것은 또 새로운 시작이다. 한꺼번에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은 많은 제약이 있다. 북미회담하고 무관하게 남북이 따로 진도를 낼 수도 없고, 또 국제 제재를 넘어서서 합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우선 남북 정상회담은 일단 좋은 시작을 하고, 아마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보면서 남북 간의 대화가 이어져 나가야 되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이든 북미 정상회담이든 그것을 통해서 한꺼번에 큰 그림에 대해서 합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계속 대화할 수 있는 동력은 마련되어야 되겠다라는 것은 분명할 것 같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향후 남북 관계 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 이런 부분도 공감한다. 중국도 함께 참여해야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아마도 합의는 우선 남북 간에, 그 다음에 북미 간에 이렇게 합의가 이뤄져도, 또 합의를 말하자면 실행해 나가는 이행 과정은 주변의 여러 나라들이 다 동참해야만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체로 일일이 더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말씀도 계셨는데,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또 이 시기에 적절하지 못한 면도 있어서 이 정도로 말씀드리고, 일단 최선을 다하고, 반드시 우선 남북 정상회담에서부터 좋은 출발을 하도록 하겠다”고 간담회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는 48개 언론사에서 46명의 사장이 참석했으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사회로 청와대 충무실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강경화 외교부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의겸 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역대정부에서 출입기자, 보도·정치부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행사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언론사 사장단을 초청한 것은 200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당시의 언론사 사장단 초청행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됐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