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말 동대문에 위치한 GME, RUPEESEND 등 소액해외송금점포로 몰리고 있다. 소액해외송금점포는 낮은 수수료와 당일 송금, 외국인 직원 등을 내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이들은 외국인 공동체(커뮤니티)를 공략하는 마케팅 기법까지 선보이며 외국인 근로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국내 장·단기 체류 외국인은 총 212만8404명에 달한다. 3년 내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도 상승했다. 지난해 월평균 300만원 이상을 버는 외국인 근로자수는 29.8%, 200만∼300만원을 버는 외국인근로자 수는 21.31% 늘었다.
국내 외국인 수와 임금 수준상승에 따라 외국인은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 송금시장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국내 해외송금 시장 규모는 2015년 83억달러에서 2016년 103억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GME, RUPEESEND 등 소액해외송급업자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외국인 근로자 송금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등장한 업체들이다. 지난해 7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비은행인 핀테크 업체 단독으로 해외송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활성화됐다.
소액해외송급업자는 해외 이주민, 노동자, 유학생 등 제 1금융권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외국인과 빠른 속도, 이용 편의성을 중시하는 젊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환전 수수료와 7000원(300만원까지)의 송금 수수료만 내면 당일 송금액 수취가 가능하다.
소액해외송급업 관계자는 “주말에 점포를 방문하면 가족에게 급여를 송금하기 위해 줄을 선 외국인 근로자들을 볼 수 있다. 은행보다 송금 수수료가 싸고, 이르면 30분만에 송금한 돈을 찾을 수 있다. 외국인 직원도 많아 외국인 근로자들이 언어적 불편함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업체는 외국인 근로자 커뮤니티를 공략하는 방법으로 국내 대형은행과 경쟁에 나서고 있다. 동대문에 위치한 소액해외송급업자의 경우 네팔 식당을 중심으로 모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국가별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장소가 있다. 동대문은 네팔인과 중국인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며 “이들은 주말에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송금업무를 처리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은행도 외국인 근로자 송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 외국인 직원 배치, 커뮤니티 지원 등 다양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무계좌 해외송금서비스), 하나은행(1Q 트랜스퍼), 우리은행(위비 퀵 글로벌송금) 등은 소액 송금 수수료(전신료 포함)가 5000원 수준인 해외 전용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27곳의 외환센터를 운영 중이다.
한편 소액해외송급업자를 통해 해외에 자금을 송금할 경우 착오 송금에 주의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액해외송급업자의 경우 금융사에 비해 착오 송금시 이를 구제받을 방안이 취약하다”며 “가급적 이용자가 착오송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