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의혹으로 얼룩진 이력. 5년 동안의 공백. 그룹 2NE1 출신 박봄은 재기할 수 있을까요.
박봄의 암페타민 밀수입 사건이 재조명된 것은 지난 24일입니다. 이날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은 ‘검사 위의 검사 정치 검사’ 편을 방송했죠. 이날 집중적으로 다뤄진사건은 2010년 벌어진 박봄의 입건유예 처분입니다. 당시 박봄은 미국에서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했다가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는 마약 사건에서 보기 드문 유한 처분이라 큰 논란이 됐습니다. PD수첩 측은 당시 박봄의 마약밀수 사건을 담당한 수사라인을 공개하며 사건 처리과정 중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죠,
당시 인천지검 수사라인에는 2014년 길가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경찰에 검거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있었습니다. 당시 박봄이 소속된 2NE1은 법무부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었으며,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박봄이 암페타민이 수입 금지 약품이란 사실을 몰랐다”며 “우울증 치료가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죠.
‘PD수첩’ 측은 박봄이 해당 약을 미국에서 대리처방 받은 점과 젤리류로 둔갑시켜 통관절차를 밟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배승희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해 “미국에서도 대리처방을 받아서 다른 사람이 대신 그 약을 받았고, 또 입국할 때도 젤리 형태로 통관 절차를 했다”며 “검찰에서 입건유예를 한다는 피의자의 변명, 치료 목적이었다는 부분은 사실 일반적인 사건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죠.
유사한 사건을 벌인 일반인은 구속기소 됐지만 검찰은 박봄에게는 입건유예라는 이례적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검찰 시절 인천지검에서 마약수사를 담당했던 조수연 변호사는 “입건유예는 말 그대로 입건도 안하고 사건번호도 안 집어넣었다는 이야기”라며 “말 그대로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면 그래도 공판을 해서 최소한 집행유예 정도는 받게끔 하는 게 정상적인 사건 처리였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죠.
결국 박봄 본인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27일 박봄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인 병이 있다. ADD(주의력 결핍증)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고, 맞는 약이 없어 국내에서는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약을 먹고 있다”며 “맞는 약이 아니다 보니 병을 버텨내기 힘들었고, 아데랄(암페타민 성분 포함된 혼합제제)을 들여오다가 마약 밀수범이 됐다”고 경위를 밝혔죠. 이어 해당 약이 100% 암페타민이 아니며, 자신의 무지 때문에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너무 오랜 기간 자신에게 큰 짐이 돼오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죠. 이밖에도 나이 논란에 관해서도 “속인 적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봄은 이 일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어쨌든 자신이 가수활동 재활에 나서야겠다는 계기가 됐다는 것입니다. 박봄은 “더 이상 오해에 주눅들어 내가 가장 하고싶고 잘 하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가수로 재기해 성공해서 부모님께 큰 빌딩을 사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봄은 성공적으로 재기할 수 있을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