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찬에서는 먼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와 후속 이행 조처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판문점 선언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새기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찬은 예정된 시간을 30여분 넘겨 오후 12시부터 1시30분까지 진행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번 판문점 선언이 잘 지켜질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클린턴 대통령의 약속이 부시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무산되고, 오바마 대통령 때의 이란 핵합의도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약속을 지킬 시간이 충분하다. 시간이 약속의 이행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점” 이라 말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북한도 진심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북 쌍방 전략전술적인 고려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그보다는 진심이 더 느껴졌다. 선언보다는 실행이 더 중요하지만 남북 모두 진심을 다하고 있는 만큼 실행도 큰 어려움 없이 잘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판문점 선언문 자체보다 정상회담 과정이 생중계된 게 회담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로 말씀을 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경청하는 모습은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로 발신하는 역할을 했다. 회담 뒤 있을 수도 있는 논란을 없앴다”고 말했다.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뢰를 강조하는 걸 보면서 처음에는 의아했다. 우리는 그동안 약속을 지켰는데 항상 북한이 먼저 깼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신뢰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신뢰는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서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도 대단히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회담에 임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막무가내 주장을 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북으로서도 대단히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 오찬은 남북정상회담 때의 메뉴와 동일한 음식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냉면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음식인 달고기 등 음식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