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을 선고받은 최순실씨가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항소심 재판에 출석했다. 

최씨는 4일 오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에 도착했다. 최씨는 이날 평소 착용하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립스틱을 바르고 곱게 화장까지 한 모습이었다. 4~5㎝로 굽이 있는 구두도 착용했다. 굽이 있는 구두를 오랜만에 신은 탓인지 최씨는 호송차에서 내리다 발을 삐끗해 넘어졌다.  

더욱 놀라운 광경도 있었다. 최씨는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이어 가벼운 목례도 했다. 지난해부터 재판을 받아온 최씨가 취재진에게 인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딸인 정유라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곧 전신 마취 수술을 받아야 해서 수술 전후에 딸과의 면회를 허용해달라고 애원했다”면서 “교정당국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허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제가 알아봤는데 검찰이 거부했다”면서 “딸을 1년간 못 보고 있다. 2분 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는데 안 된다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고영태는 ‘황제재판’을 받게 하면서 저한테는 너무 잔인하다”며 검찰을 향해 “확실히 이야기해달라”고 고성을 질렀다.  

고영태씨는 관세청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최씨에게 “도울 수 있다면 돕겠다”면서 “현재는 상황 파악이 먼저”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씨의 태도 변화에 대해 ‘형량 감경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최씨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