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라면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달성하고 내년부터 고추장, 간장, 불고기 등의 할랄 인증 소스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겠다.”
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신세계푸드 R&D센터에서 열린 할랄푸드 아카데미에서 공병천 신세계푸드 올반LAB 상무는 이같이 말하며 할랄시장 공략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할랄은 ‘허용되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도축, 가공, 처리된 제품을 말한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들은 할랄인증제품만이 위생적이며 먹어도 되는 깨끗한 음식으로 생각한다.
신세계푸드는 말레이시아 시장진출을 위해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이슬람개발부) 할랄 인증을 받았다. 동남아시아 할랄시장의 경우 하나의 인증으로 수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전략적인 선택이 선결돼야했다.
양성용 신세계푸드 사업기획팀장은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 무슬림인구가 가장 많고 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인당 GDP가 인도네시아보다 3배 가까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인접국가와 접근성이 좋아 동남아시아 사업진출 초기 시장확보와 향후 사업확장 측면에서 적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 선보인 대박라면 김치맛·양념치킨맛 2종은 말레이시아 할랄시장 공략을 위해 2년간 전략적인 개발을 통해 완성한 제품이다. 개발을 완료한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말레이시아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동시에 현지 TV, SNS 등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대박라면은 말레이시아 시장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 80억원의 20%를 달성했다. 사 측은 대박라면 봉지라면의 가격이 18.8 링깃, 한화 약 5155원으로 현지 라면 대비 3배 높은 가격임에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을 볼 때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한국식품연구원과 김과 떡볶이떡, 소스, 고추장 등 10여개의 할랄푸드를 개발해왔다.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와 합작한 신세계마미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2018평창 동계올림픽 할랄존 운영으로 조리와 물류유통 노하우를 쌓았다.
공병천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한식 소스를 활용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과 가정간편식 제조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