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지난 1분기 실적이 간만에 '맑음'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쏘렌토, 니로 등 SUV도 있었지만 단연 K시리즈의 약진이 돋보였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 신형 K9과 K3 등 신모델을 앞세워 전년 대비 14.9% 늘었다.
K9은 한층 고급스러워진 디자인과 각종 최신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을 바탕으로 1222대(일부 구형 모델 포함)가 판매되며 1세대 모델 출시 첫 해인 2012년 7월에 기록한 1400대 판매에 이어 처음으로 월간 판매 1000대를 넘어섰다.
우수한 연비와 세련된 디자인 등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K3 역시 지난달 전년 대비 147.0%나 증가한 총 6925대(일부 구형 포함)가 팔려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판매 6000대를 돌파했다. 심지어 동급 절대 강자 아반떼마저 뛰어넘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상품성을 크게 높여 선보인 K5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전년 대비 14.3% 증가한 4119대가 판매되는 등 최근 새롭게 투입된 신형 K시리즈 모델들이 모두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K시리즈의 시작은 K5였다. 2010년 출시한 K5는 기아차 디자인의 역사를 전후로 나눠도 될 만큼 시장의 한 획을 그었다. 5년만에 풀체인지를 거치면 두 얼굴로 변신했던 K5가 또 한번의 디자인 변경을 했다.
우선 두 얼굴에서 디자인을 단일화하고 ‘품격’과 ‘역동성’을 대폭 강화했다. 우선 K7처럼 ▲음각 타입 세로바 라디에이터 그릴(인탈리오 그릴)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가로형 레이아웃의 LED 안개등 ▲입체적인 범퍼 디자인 ▲새로운 패턴의 프로젝션 헤드램프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모습을 갖췄다. 측면부는 조형미와 컬러감이 돋보이는 신규 알로이 휠로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내부는 더욱 더 고급스러워졌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한 무드조명과 크롬 재질을 늘린 시동 버튼, 스티어링 휠, 클러스터 등으로 모던하고 기품 있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공간도 넓었다. 4인 가족이 타기에 넓었으며 5명이 타도 전혀 좁지 않았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기존 가솔린 모델들보다 더 조용했다. 저속 주행 중에는 하이브리드보다 더 조용한 것처럼 느껴졌다.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에 올랐다. 차가 많이 막혔다. 스팅어링 휠에 있는 크루즈 버튼을 누르자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Highway Driving Assist)'시스템이 작동했다. 가속페달에 발을 뗐다. 스팅어링 휠 손만 놓아도 차가 스스로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움직였다. 운전자의 심리적 불안감만 없다면 믿고 맡겨도 될 수준이었다.
또한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Lane Keeping Assist)'로 인해 스팅어링 휠에 손을 놓고 운전이 가능했다. 운전자가 자신도 모르게 자꾸 손을 놓자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 메세지가 자꾸 울렸다.
막힌 길을 지나 한가로운 도로가 나타나 속력을 올렸다. 급가속에서 약간의 소음이 느껴졌지만 치고 나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2.0 CWL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0.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변경, 아이들을 태운 아빠도 스포츠카 느낌을 낼 수 있었다.
이밖에 미국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인 ‘크렐(KRELL)’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 10개의 스피커와 1개의 외장앰프에서 흘러나오는 '아기상어' 는 장거리 운전 시 아이들을 즐겁게 해줬다.
최근 현대기아차에 적용되고 있는 카카오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의 음성인식은 80% 만족스러웠다. 라디오 주파는 검색은 완벽했지만 길찾기 모드에서 자꾸 다른 장소를 검색했다.
시승 동안 563km를 운전했다. 연비는 11.2km/ℓ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14km/ℓ 이상을 기록하는 등 디젤차와 견줘도 손색이 없었다.
‘더 뉴 K5’는 가솔린 2.0, 가솔린 1.6 터보, 디젤 1.7, LPI 2.0 등 4개의 경쟁력 있는 엔진으로 구성됐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2.0 모델이 럭셔리 2270만원, 프레스티지 2530만원, 노블레스 2735만원, 인텔리전트 2985만원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 프레스티지 2535만원, 노블레스 2695만원, 노블레스 스페셜 3085만원 ▲디젤 1.7 모델이 프레스티지 2595만원, 노블레스 스페셜 3150만원이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