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전북 익산에서 구급대원이 구조 중이던 취객에게 머리를 폭행당해 뇌출혈로 결국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구급대원이 구조대상으로부터 적반하장 식으로 폭행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취객 등이 구조·구급 중인 119 구급대원을 폭행할 경우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경찰-구급대원 동시출동 시스템을 구축키 위한 법안이 나왔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기간 동안 구급대원 폭행피해는 총 840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3년 145건 ▶2014년 131건 ▶2015년 198건 ▶2016년 199건 ▶2017년 167건으로 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기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머물렀던 처벌수준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고, 구급장비를 파손하는 등 구조·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또한 구조·구급대원의 판단에 따라 출동이나 구급차 이송 시 경찰공무원에게 동승 등 협력을 요청할 수 있고, 경찰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이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의원은 “구급대원을 보호하는 법적 근거가 미약해 구조 도중 폭언, 폭행이 빈번해도 일선 대원들은 무방비한 상황이고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119를 지켜줄 119는 없느냐는 성토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발의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것은 단순 폭력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일선 대원을 보호하고 구조·구급활동이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안의 조속한 통과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