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돈이 되는 정보 뿐 아니라 나갈 돈까지 막아주는 정보가 필요하다면 훈훈한 경제와 함께 하세요. 오늘도 스튜디오에 송금종 기자 나와 있습니다. 송금종 기자, 안녕하세요.
송금종 기자 ▷ 안녕하세요. 송금종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송기자, 오늘은 어떤 정보 전해주실 건가요?
송금종 기자 ▷ 우리나라는 1993년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이후로 모든 금융 거래에 본인의 실명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이른바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최근 대가를 지불하고 대여 받거나 양도받은 통장을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대포통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대포통장이 불법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일정 액수의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주기도 하고, 또 자신도 모르게 빌려주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또, 그렇게 해서 그 통장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 더 문제가 되는데요. 오늘 대포통장이라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피해를 막을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송기자, 먼저 이 대포통장이라는 건 어떤 건지, 그 정의부터 짚어주세요.
송금종 기자 ▷ 대포통장은 통장을 개설한 사람과 실제 사용자가 다른 비정상적인 통장을 말합니다. 제가 제 명의로 만들었지만, 다른 사람이 그 통장으로 거래를 한다면 문제가 되는 건데요. 다른 것보다 가장 큰 문제는 각종 범죄에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이고요. 그 중에서도 특히 전화를 통해 돈을 입금하도록 한 후 사라지는 범죄인 보이스 피싱에 쓰이는 사례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포통장 문제가 계속된다는 건, 보이스 피싱 범죄도 근절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거겠죠?
송금종 기자 ▷ 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감소 추세였던 보이스 피싱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요. 사기유형별 피해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상향조정, 대출수수료 등을 명목으로 선 입금을 요구하는 대출 빙자형 보이스 피싱이 많았습니다. 또 그렇게 선 입금을 받는 통장이 바로 대포통장인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장을 사고파는 불법 광고들이 많이 보였는데요. 요즘은 그런 불법 광고는 줄어들었지만, 대놓고 돈을 줄 테니 통장을 빌려달라는 광고들이 보여요.
송금종 기자 ▷ 네. 단속이 강화되자 월 사용료를 미끼로 금융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게시판 등을 모니터링 해 통장 매매와 작업 대출, 미등록 대부업 등 불법 금융광고 총 1328건을 적발했는데요. 이 중 대포통장을 위한 통장 매매 광고가 275건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단속이 강화되어도 통장을 매매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군요.
송금종 기자 ▷ 네. 그리고 최근에는 기존보다 높은 사용료를 제시하는 불법 금융 광고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장 매매 광고를 보면, 매일 당일 20만원씩 지급, 한 달에 아무 것도 안 하고 450만원 벌기 등의 문구로 금융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맞아요. 또, 저는 그런 문구도 봤어요. 통장을 빌려줘도 보이스 피싱에는 이용하지 않겠다. 이런 건데요. 실제로 그렇게 보이스 피싱 범죄에는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통장 매매를 하려는 경우도 있나요?
송금종 기자 ▷ 도박 사이트 환전, 수입업자 세금 감면 등을 목적으로 내세우면서 통장 매매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스 피싱이 아닐 뿐이지 모두 다 범죄죠. 사기범들은 이러한 현금 전달 이유가 세금 절감 목적이며, 통장을 양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고 속이는데요. 통장 및 카드를 양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계좌에서 보이스 피싱 피해 금을 인출해 전달하는 경우에도 민, 형사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불법 사용을 우려하는 명의인을 안심시키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인 건데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적발되었다고요?
송금종 기자 ▷ 네. 유령 법인을 설립, 법인 명의로 대포통장 수백 개를 만들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팔아 30억 원을 챙긴 폭력 조직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통장 구매자가 통장 사용에 불편함이 있으면 해결해 주기 위해 통장 명의자를 철저히 지인들로만 모집했는데요. 대포통장 405개를 개설해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에게 월 100만원에서 150만 원을 받고 통장을 팔아넘겼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돈을 주겠다는 미끼로 대포통장을 모집해서 팔아 그 이익을 챙긴 건데요. 지인들로만 모집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통장 개설이 가능했을까요? 요즘에는 통장 하나 개설도 복잡하잖아요.
송금종 기자 ▷ 이들은 최근 개인이 통장을 개설하는 절차가 까다롭게 바뀌자, 비교적 여러 개의 통장 개설이 쉬운 법인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개인 통장보다 법인으로 만들면 더 쉽게 만들 수 있나요?
송금종 기자 ▷ 네. 법인 통장의 경우 신규 창업자가 세금 계산서와 거래 실적 등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서요. 개인 통장과 기능이 다를 바 없는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이 증가하고 있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건 개인 명의나 법인 명의의 통장 모두 같지만, 개설할 때 비교적 쉽다는 이유로 법인 명의의 통장을 만든 건데요. 실제로 개설할 때 필요한 서류를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송금종 기자 ▷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개인이 통장을 만들려면 은행에 재직 증명서나 근로 계약서 등 증빙 서류를 제출토록 하고, 일정 기간 여러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대포통장 개설 방지책을 강화했는데요. 반면에 유한회사 등 법인은 100원 이상 입금된 통장과 주민등록등본, 인감도장, 수수료 부담 비용 등 40만 원 가량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고요. 여기에 통장 개설에 필요한 사업자 등록증도 저렴한 월세로 임대차 계약서를 만들거나 온라인 업종으로 등록하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법인명의 통장 개설이 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송금종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4월에는 신규 창업자의 경우 세금 계산서와 거래 실적 등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이 시중 은행에 신규 법인의 통장 설립 규제를 대폭 완화하도록 지시하면서 법인통장 만들기가 더 편해졌는데요. 심지어 사업장 확인이 불가능해도 1일 190만원 한도의 소액 거래 계좌는 개설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개인이 통장을 개설할 때는 심사가 까다롭고 여러 은행에서 개설하지 못하도록 규정됐지만, 법인 통장의 경우 규제가 대폭 완화돼 쉽게 만들 수 있는 건데요. 최근 들어 개인 대포 통장보다는 법인통장이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법 규정의 허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송금종 기자 ▷ 네. 실제로 법인명의 통장은 개인 통장보다 거래 한도가 높고, 더 쉽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선호하고 있는데요. 법인통장의 발급 절차상 허점을 이용한 범죄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아무리 통장을 개설해서 빌려주면 일정 금액의 돈을 주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을 쉽게 모을 수가 있었을까요? 그 부분도 의문이 가요.
송금종 기자 ▷ 명의자 가운데 3명은 돈을 빌린 뒤 갚을 형편이 안 되자, 통장을 개설하는 방법으로 돈을 갚으라는 이들의 꼬드김에 넘어가 통장을 개설해 준 것으로 파악됐고요. 대포통장 개설이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그 일당이 폭력조직원임을 과시하며 협박해 어쩔 수 없이 명의를 빌려준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 일당은 명의자가 통장을 만들어오지 못하거나 이 일을 그만두려 하면 둔기로 때리고, 협박해 은행 업무나 운전 등의 일을 시킨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단순히 돈으로 거래를 한 것 외에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군요. 그럼 그렇게 팔아서 사용하던 통장에 문제가 생기면요? 그 때 해결도 명의자가 직접 나서서 한 건가요?
송금종 기자 ▷ 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비밀번호나 OTP 카드 등을 잃어버리는 등, 통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명의자를 바로 은행에 보내 조치를 해 주는 사후 관리까지 해 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애프터서비스까지 확실한 범죄를 저지른 거네요. 그럼 현재 어디까지 조치가 이루어진 상황인가요?
송금종 기자 ▷ 대포통장은 지급 정지 요청하고, 허위 법인 역시 폐업되도록 조치했습니다. 경찰은 또 대포통장을 사용한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자의든 타의든, 명의를 빌려준 사람들도 다 처벌 대상이 되는 거죠?
송금종 기자 ▷ 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30명도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협박이든 거래든 이들처럼 허위 법인 설립에 명의를 빌려주고 통장을 개설해 유통하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다른 사람에게 명의를 빌려줘서는 안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자신이 피해자라도 처벌 받을 수 있는 건데요. 만약 대포통장이 보이스 피싱 범죄에 연루되어도 마찬가지로 처벌받게 되는 건가요?
송금종 기자 ▷ 네. 자신의 통장을 대여해주는 경우와 이와 유사하게 체크카드를 대여해 비밀번호 등을 함께 알려주는 경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대포통장 처벌 법정형 기준으로 3년 이하 징역 2천 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 은행으로부터 비대면 거래 제한, 계좌 이용 정지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처벌과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돈으로 유혹하는 만큼, 대포통장을 만들어서 빌려주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떤가요?
송금종 기자 ▷ 한 수사 과정에서 적발된 43명 중 대포통장 대여자 28명은 용돈 벌이나 부업이라는 인터넷 광고 등을 보고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대포통장 1개당 100만원에서 300만 원을 준다는 말을 믿고 명의를 빌려줬지만, 실제로 약속한 돈은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돈을 준다는 광고를 보고 욕심을 냈지만 결국 약속된 돈은 받지도 못하고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 그렇게 대놓고 통장이나 카드를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준 게 아니라, 자신이 배달책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송금종 기자 ▷ 네. 그런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한 50대 실직자는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는데요. 거기에는 고액 알바, 일당 지급, 불법 아닌 단순 배달일이라고 써 있었고요. 돈이 절박했던 그는 대포통장을 배달하고 일당을 받는 대포통장 배달책을 하게 됐습니다. 배달책은 대포통장 1개를 옮길 때마다 5만원에서 10만 원가량을 받으며 일을 했고요.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결국 배달책으로 처벌받게 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돈이 급한 상황에서 고액 알바, 당일 지급이라는 문구가 눈에 뜨지 않을 수가 없죠. 하지만 그 역시 범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대포통장이 악용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송금종 기자 ▷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일할 사람을 뽑는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구인 광고들 중에는 보이스 피싱 조직들이 대포통장을 만들기 위해 올린 가짜 광고도 섞여 있는데요. 최근에는 통장 양도의 불법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진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취업을 미끼로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노리고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리는 건데요. 대표적인 사례도 살펴볼게요. 송기자, 어떤 경우가 있었나요?
송금종 기자 ▷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이 인터넷 사이트 및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르바이트 모집을 광고하면서 사원증 발급 등에 필요하다며 통장이나 체크카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력서를 보내온 청년에게 전화를 걸어 합격했으니 필요하다며 통장과 카드 등을 요구하면, 그건 100% 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통장이 범죄에 악용된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어요. 그럼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법도 알려주세요.
송금종 기자 ▷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에게 통장과 체크카드,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등을 대여하거나 양도해서는 안 됩니다. 또 구직을 할 때는 그 회사가 정상적인 업체가 맞는지 직접 방문하는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요. 또 불가피하게 자신의 계좌가 양도돼 자신이 모르는 거래가 발생한다면, 즉시 계좌 개설 금융기관 콜센터로 전화해 입출금 정지를 시켜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렇게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하는 노력이 필요할 듯해요.
송금종 기자 ▷ 네. 그래서 금융감독원은 연령대별로 피해가 많은 보이스 피싱 유형을 개그맨 신동엽이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는데요. 먼저, 구직자를 상대로한 대포통장형 취업 사기는 20대 남성이 16.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20대 남성 구직자가 사기에 연루된 이야기가 홍보영상으로 소개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통장이나 카드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은 금융 사기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죠, 그 외에 또 다른 경우도 소개하고 있나요?
송금종 기자 ▷ 검찰이나 금감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해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겁을 준 뒤 돈을 입금하도록 하는 정부기관 사칭형 보이스 피싱은 사회 초년생인 20~30대의 젊은 여성이 지난해 50.6%를 차지해 가장 많았는데요. 이번에 나온 홍보 영상은, 여교사가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검찰을 사칭한 사기범의 전화를 받고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는 말에 현금을 인출해 건넸다가 사기를 당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영상들은 금융감독원과 경찰청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올라와 있으니, 한 번 직접 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가볍게 생각하고 빌려준 통장과 카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이용되면 여러분도 금융 범죄자가 될 수 있는데요. 그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고 피해자에 대해 손해 배상 책임이 있으며, 금융 거래가 제한된다는 사실을 항상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훈훈한 경제. 지금까지 송금종 기자였습니다.
송금종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