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1일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두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함 행장은 시중은행장 가운데 처음으로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인물로 기록된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영장청구에 따라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함 행장에 대한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다.

구속영장은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 소환을 받고도 법원에 미출석한 경우, 핵심증인이나 인물에게 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발부된다.

함 행장의 경우 현직 은행장으로서 도주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다만 은행의 채용비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만큼 증거인멸 등의 우려에 따라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함 행장은 전날부터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법원의 피의자심문과 구속될 경우 은행의 비상대응 체계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함 행장의 업무수행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하나은행은 행장대행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저녁 늦게 결정된다.

하나은행은 사외이사 또는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들에게 사전에 공고하지 않은 전형을 적용하거나 임원면접 점수를 조정해 합격여부를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종면접에서 순위 조작을 통해 남성을 특혜 합격시키거나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해 순위를 조작한 의혹도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함 행장은 이러한 의혹 가운데 추천을 통해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공채 당시 추천자가 함 행장으로 기록된 지원자는 합격 기준에 미달했으나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남성 특혜채용에 대한 남녀고용평등 위반도 혐의도 추가된 상황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