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석유비축기지, 41년만의 기지"開"…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마포 석유비축기지, 41년만의 기지"開"…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기사승인 2018-06-05 05:00:00


41년간 일반인들에게 접근이 금지된 석유비축기지를 찾았다. 이곳은 지난 2013년 시민아이디오공모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최근 이 같은 도시 재생 사업이 이목을 끌고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서울 마포구 증산로에 위치해 있다. 마포 월드컵경기장의 바로 맞은편에 자리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석유를 비축하던 공간이 어떻게 문화를 비축하게 됐는지 호기심과 함께 문화비축기지에 들어섰다.

문화비축기지는 T0~T6까지 총 6개 탱크와 1개의 마당으로 이뤄져 있다. 파빌리온, 공연장, 커뮤니티 센터 등 각 공간은 다양한 공연과 행사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특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 6개의 탱크는 압도적이다. 

T5이야기관의 거대한 탱크는 비축기지에 내려앉은 긴 시간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360도 이미지 영상과 함께 옹벽 바깥 부분을 이용한 이야기관은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는 40년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또 T2·3·4에서는 시민들에게 전시, 퍼포먼스, 워크숍 등 다양한 체험과 활동을 제공한다. 현재 문화비축기지에는 ‘예술:보라를 담고 탐하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서커스 캬바레',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평일 낮 시간에 방문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콘텐츠는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공연과 전시가 주말과 저녁 시간대에 포진해 있었다. 공연까지는 어렵겠지만 상시로 운영할 수 있는 전시 관련 콘텐츠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매봉산을 포함해 기지 내 녹지율은 높았지만 전시관에서 전시관으로 이동할 때 그늘은 찾기 어려웠다. 부지가 넓은 만큼 이동 중에 있어 뜨거운 햇빛을 가려줄 쉼터 등이 필요해 보인다. 

채영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정책과 주무관은 “문화비축기지의 전체적인 기본 건축 설계 컨셉은 땅으로부터 일궈낸 시간이다”라며 “현재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원생태탐방·산업유산탐방뿐만 아니라, 서울 밤도깨비야시장 등 다양한 공연·전시·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에 40년 넘게 살았다는 한 방문객은 “석유문화비축기지 당시 주민들은 폭발할 위험이 있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없앨 것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최근 문화비축기지로 바뀐 후 이곳은 주말만 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민들로 바글바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비축기지는 본래 1978년 석유파동으로 부족한 원유 공급을 목적으로 석유비축기지로 만들어졌다. 기지는 22년간 보안 속에서 비상 석유를 보관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지난 2013년 시민아이디어 공모와 토론회를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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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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