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진 만큼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에 나서는 이들은 비행기 표부터 현지 숙소와 교통편 등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분주하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원화를 현지 화폐로 바꿔가는 ‘환전’이다.

환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은 여러 이벤트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환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내세운 혜택이 ‘환율 우대’ 혜택이다. “저희 은행의 스마트뱅킹 앱을 사용하면 90%의 우대 환율이 적용됩니다”, 은행 광고를 통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문구다.

그러나 소비자들 가운데 ‘90%의 환율 우대’를 받을 경우 실제 본인의 환전 수수료가 얼마나 차감되는지 알고 환전에 나서는 이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90%면 싼 거구나’하고 그냥 환전을 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이에 작은 돈이지만 해외여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환전과 환율’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은행에서 환전할 때 기준이 되는 환율은 매매기준율이다. 이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은행이 외화를 구해온 환율이다. 다시 말해 은행이 1달러를 1010원에 조달해 왔다면 매매기준율은 1010원이 된다. 따라서 소비자가 은행에서 환전을 하기위한 최저 기준이 1010원이 된다.

소비자가 은행에서 환전에 나설 경우 은행들은 매매기준율에 자체적인 수수료를 추가한 환율을 기준으로 돈을 교환해 준다. 이때 추가되는 수수료를 ‘외화매매 스프레드’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매매기준율이 1010원이고 은행의 외화매매 스프레드가 1.5%라면 외화를 살 때 1.5%가 추가된 1025.15원, 외화를 팔 때 1.5%가 빠진 994.85원이 1달러가 된다. 

은행들이 제시하는 ‘우대환율 90%’ 적용이라는 말은 외화매매 스프레드를 90%까지 할인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국내 주요 은행의 환율과 90% 환율 우대를 적용한 수준은 어느 정도일지 들여다 보자.

8일 오후 1시 50분 기준 신한은행의 1달러에 대한 매매기준율은 1074.50원, 90% 환율우대를 적용받아 1달러를 구매할 경우 1075.98원이 필요하다. 하나은행의 매매기준율은 1074.10원, 90% 환율우대를 적용받아 1달러 구매시 1075.48원의 환율이 적용된다. 국민은행의 매매기준율은 1,073.70원, 90% 우대를 통해 구매시 환율은 1075.578원이다.

따라서 국민은행에서 모바일 환전을 통해 90% 우대를 받아 여행경비 100달러를 환전할 경우 필요한 원화는 10만7557.8원 이다. 이 가운데 수수료는 187.8원에 불과하다. 90% 환율우대를 통해 1500원가량의 수수료 혜택을 본 것이다.

사실 달러의 경우 시중은행의 외화매매 스프레드가 1.5%~1.75%에 불과해 환율 우대를 받든 안 받든 큰 차이가 없다. 이는 달러가 기축통화로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달러,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선진국 통화를 제외할 경우 외화매매 스프레드는 최고 12%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제3세계 국가의 화폐를 환전할 때 환율우대 혜택에 집중해야 한다. 다만 아이러니한 점은 제3세계 국가의 화폐에 대해서는 은행의 환율 우대 혜택이 적은 게 현실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